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발 직전 미군의 해외 주둔은 미국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군 최고위 인사의 조언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미 당국자를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조언은 한국과 일본에 미군 주둔 비용을 포함한 방위비 증액을 공공연히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국가들을 처음 방문하는 자리에서 경제적 이해관계로만 이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전날 아시아 순방에 앞서 하와이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위협과 주변 정세에 관해 브리핑하면서 한국, 일본, 필리핀 등지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브리핑에는 미군 주둔 지역을 표시한 스티커가 붙은 지도가 동원됐으며 태평양사령부의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의 해외 주둔이 자선활동과 같은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며 인상을 요구해왔다. 오는 7일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정은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방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의제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NYT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하는) 7일 다시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 관련 전화 브리핑에서 캠프 험프리스와 관련해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어하는 ‘방위비 분담’의 모범 사례”라며 “한국은 해당 기지 확장과 미 장병·가족의 이주 비용 대부분을 부담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