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소수의견’으로 불린 변정수(사진) 전 헌법재판관이 지난 5일 87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헌법재판소의 각종 결정에서 다수의 목소리에 맞서 기본권을 중시하고 소수자를 보호하는 다양한 소수의견을 남겼다.
1988년 헌재 창설과 함께 1기 재판관으로 활동한 그는 1991년 합헌 결정이 내려진 사회보호법 사건에서 “청송감호소나 대용시설의 실태가 교육·개선보다 피감호자를 영구히 치료할 수 없는 인간쓰레기로 봐 단순히 사회에서 격리시키자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수형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사람을 다시 일정 기간 감호시설에 가두는 사회보호법은 합헌 결정 14년 후인 2005년에야 폐지됐다.
교수 재임용 제도와 관련해서도 1993년 “재임용 거부 사유와 구제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는 일방적 재임용 제도는 위헌”이라며 위헌 의견을 냈지만 재판관 6명이 합헌 의견을 내 뜻을 관철하지는 못했다.
1994년 재판관 퇴임 후에는 양심수 석방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에 주력했다. 2003년부터 2년간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50년 광주서중을 졸업한 고인은 1956년 고등고시(8회) 사법과에 합격해 법관의 길을 걸었으며 전례를 찾기 힘든 중졸 출신 법조인으로도 유명했다. 1958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북부지원장을 거쳐 1979년 변호사로 개업해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을 지냈으며 1988년부터 1994년까지 헌법재판관을 지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8일 오전8시다.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