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오경훈 장준호) 종영 인터뷰에서 극 중 맡은 역할인 한준희를 위해 헤어스타일 및 의상에 신경 썼다고 전했다.
‘도둑놈 도둑님’으로 벌써 3번째 검사를 연기한 그는 이전에 맡았던 검사와 차이점이 있냐는 질문에 “캐릭터 설정을 하는데 있어서 사실 검사라는 직업은 표현하는데 한정적인 게 많다. 헤어스타일, 의상, 말 하는 데서 정해져 있는 부분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염색을 하거나 웨이브, 장발을 할 수 없고 정장도 블랙, 그레이, 네이비 중 입어야 하고, 말하는 투도 검사라고 할 때 상상되는 말투가 있지 않나”라며 “그런 것들 안에서 그나마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했다. 드라마에서 입은 옷 90%다 제 옷이었다”고 설명했다.
‘도둑놈 도둑님’은 50부작 드라마로 약 6개월 간 촬영 및 방송이 진행됐다. 그런 작품에서 의상을 본인이 직접 준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 그럼에도 김지훈은 역할에 대한 몰입을 높이기 위해 직접 정장을 맞췄다고 말했다. 특히 슬림하거나 트렌디한 핏이 아닌 아저씨 같은 핏을 의도했는데, 여기에는 본인만의 연기 철학이 담겨 있었다.
“검사가 세련되면 ‘뭐 저러냐’ 하실 까봐 그랬다. 저도 TV를 볼 때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그와 맞지 않은 겉모습을 하면 깨는 느낌을 받는다. 보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진짜 검사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다. 검사처럼 양복을 입으려고 했다. 상의도 루즈하게 입고 바지통도 넓게 맞췄다. ‘아저씨 핏’같은 느낌이다.”
앞서 언급됐듯이 색깔은 블랙, 그레이, 네이비, 브라운 등 4가지 위주였다. 패턴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체크는 아예 없었으며 솔리드(무지)가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변주할 지점은 존재했다. 타이와 셔츠, 정장의 색 조합으로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가벼운 신에서는 연한 핑크색 셔츠를 입었다. 심각하고 강인한 장면에서는 버건디나 와인색 타이를 맸다. 수사를 하거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줄 때는 청렴해 보이기 위해 푸른색 계통을 입었다.”
헤어스타일에도 김지훈의 손길이 닿았다. 그는 “남이 머리를 만져주니 너무 숍에 갔다 온 느낌이더라. 한준희의 뒷머리가 빵빵하면 안 될 것 같았다(웃음)”며 “내가 만져야 어딘가 어설프고 내추럴한 모습이 나올 것 같았다. 너무 촌스럽지도, 세련되지도 않은 중간에서 합의를 찾은 게 쉼표 머리였다.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나름 차별화를 뒀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둑놈 도둑님’은 지난 5일 13.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지훈은 오는 11월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감독 김홍선)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