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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 열린다] 우주 스타트업에 5년간 76억弗 투자...여행·화성기지 개척 '21C 골드러시'

<상> 우주산업 도전장 내민 실리콘밸리

스페이스X 등 민간업체 ICT 경험·자금 앞세워 주도

화성도시서 우주인터넷·택배까지 수익 전략도 다양

"우주항공 발전 가능성 무한...글로벌 투자자 더 몰릴것"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무궁화위성 5A호. 미국 업체인 스페이스X가 발사를 맡았다. /사진제공=KT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무궁화위성 5A호. 미국 업체인 스페이스X가 발사를 맡았다. /사진제공=KT




인공위성 이미지인공위성 이미지


미래 화성기지 모습. /사진제공=마스시티디자인미래 화성기지 모습. /사진제공=마스시티디자인


우주산업의 선도자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어디일까. 5년 전만 해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나 유럽우주기구(ESA), 러시아연방우주국과 같은 정부기관이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은 2017년,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우주산업 종사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스페이스X·블루오리진·플래니터리리소시스 등의 민간 업체가 주도권을 쥐며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골드러시’를 연상시키듯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한 우주시장 개척 경쟁은 이제 본격적으로 점화된 양상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보유한 블루오리진은 지난 2015년 11월 로켓을 발사한 후 이를 지상에 수직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만든 스페이스X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외계인을 고문해 기술을 빼낸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로 놀라운 기술력을 자랑한다. 스페이스X는 2012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민간 업체 최초로 우주선을 보냈으며 2015년 12월에는 위성궤도에 진입한 추진체 로켓을 바다 위에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추진체 로켓이 이처럼 재활용될 경우 발사비용을 기존 대비 최대 5분의1 이하로 낮출 수 있어 공상과학소설에서 나오는 달나라 여행도 가능해진다. 영국 버진그룹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2004년 우주여행 업체인 버진갤럭틱을 만든 후 우주선 ‘VSS유니티’ 등을 통해 화성여행을 계획하는 등 ‘우주관광’이라는 신사업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우주 관련 스타트업 또한 어느 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주항공 전문 컨설팅 업체인 브라이스에 따르면 우주항공 부문에 대한 민간의 투자 금액은 2000년부터 6년간 11억1,000만달러에서 2006~2011년에는 28억5,000만달러로 늘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75억7,000만달러로 급증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우주항공 부문에 대한 민간 투자 금액이 115억5,000만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5년간의 투자 비중이 66%를 차지할 정도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우주 분야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또한 2009년 33곳에서 올해 225곳으로 크게 늘었다. 미국 카지노 업계의 대부인 셸던 애덜슨과 멕시코 소매금융의 거물인 리카르도 살리나스까지 우주 분야에 투자하면서 일각에서는 투자 광풍을 우려할 정도다.

실제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만난 우주 관련 업체의 수익전략도 다양하다. 스페이스X는 12년 내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고 향후에는 화성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며 페이스북은 인공위성이나 드론을 활용해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묶는 우주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카펠라스페이스는 수년 내에 36개의 소형 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려 전 세계를 손바닥 보듯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 또한 카펠라스페이스의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활용하면 날씨와 상관없이 24시간 감시할 수 있어 한국 국방부 또한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얌 바나자데 카펠라스페이스 대표는 “카펠라스페이스의 기술을 활용하면 북한의 동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 위협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미국 정부를 비롯한 수많은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유치한 민간 투자 금액만도 1,500만달러 이상”이라고 밝혔다.


소형 우주선을 활용해 택배 서비스를 계획하는 큐브캡 같은 회사도 있다. 에이드리언 타임스 큐브캡 대표는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에서는 로켓을 쏘는 데 최소 170만달러 이상이 들지만 1960년대에 나온 제트기를 활용하면 25만달러만으로 로켓 발사가 가능하다”며 “현재 2,600만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계획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2019년에는 이 같은 사업 모델의 상용화가 가능해 ‘우주택배’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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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를 활용해 화성에 기지를 지으려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가 있는 마스시티디자인의 베라 물랴니 대표는 “화성에서 구한 돌이나 모래를 건물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성 기지 건설은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라며 “아직 화성 개척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화성에 지구와 비슷한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이 같은 우주항공 스타트업 생태계는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가 주도하고 있다. 정부에서 민간으로 주도권이 넘어온 후 급속히 발전한 ICT 업계의 경험을 우주산업 발전에 반영할 수 있는데다 실리콘밸리의 막강한 자금력 및 다양한 상업화 전략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임스 대표는 “스페이스X의 경우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주항공산업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웠다는 점에서 기존 ICT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와 유사하다”며 “우주항공 분야는 아직 수많은 가능성이 내재된 분야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더욱 많은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양철민·양사록기자 chopin@sedaily.com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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