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에 사는지에 따라 조금 달라진다.
사실 인간은 1년 중 수개월 동안 평균온도가 40℃를 훌쩍 넘는 쿠웨이트 시티 같은 곳에서도 잘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 때문에 뜨거운 낮과 따뜻한 밤으로 이뤄진 날이 이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진다면 사망률이 수직 상승할 우려가 크다. 그리고 기후학자들은 수년 내에 이 같은 장기간의 혹서(酷暑)가 찾아올 거라고 예견한다.
그때가 오면 사망률은 얼마나 높아질까. 도시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도시에 따라 시민들의 더위를 버티는 능력도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노팅엄대학의 지리학자인 사이먼 N. 고슬링 박사가 전 세계 도시를 대상으로 30년간의 기후 및 사망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높은 도시의 거주민일수록 더위 적응능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국 뉴잉글랜드에서는 평균기온이 37℃에 이르면 도시 인구 10만명당 1명의 사망자가 늘어나게 된다. 텍사스 주민들의 경우 기온이 45℃가 돼야 사망률이 그 정도로 높아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인간은 장기간의 혹서기에도 적응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로버트 E. 데이비스 박사팀이 혹서가 빈번한 시기에 미국 내 28개 도시의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28개 도시 중 3분의 2가 넘는 곳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혹서 관련 사망률이 감소한 것.
그 이유는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다. 보건 환경 개선, 지능화된 도시설계, 혹서 경보 체계의 효율성 향상, 그리고 무엇보다 에어컨 보유인구가 크게 늘어났다.
향후 100여년에 걸쳐 여름 평균 기온이 조금씩 올라간다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쿠웨이트 시티와 동일한 수준의 더위에 익숙하게 적응할 것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