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내용의 4·4분기 전문가 경제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국내 경제연구기관 22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을 지난 7월 내놓은 전망치(2.9%)보다 0.2% 포인트 올려 잡았다. 최근 국내외 기관들이 한국 성장률 전망을 3.0% 혹은 그 이상으로 제시하는 추세에 발을 맞춘 것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3.0%,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일 3.1% 전망치를 내놓았다. JP모건, 바클레이즈 등 해외 투자은행도 올해 한국 경제가 3.1~3.2%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데는 당초 예상을 웃도는 수출 호조가 결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7월엔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을 11.8%로 내다봤으나 이번 전망에선 17.0%로 대폭 올렸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752억달러로 1년 전보다 17.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2.1%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정부의 중기 물가목표 수준인 2%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다만 내년엔 수출 증가율이 8%대로 하향 조정되면서 경제성장률 역시 2.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KDI가 이날 설문조사와 함께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에서도 최근 경기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경기 개선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소비도 다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7.4%, 소매판매액지수는 8.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각각 전월보다 4.9%포인트, 7.2%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다만 KDI는 “생산, 소비 증가는 10월 초 추석 명절 효과 등 일시적 요인이 있어서 경기 개선 추세는 완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유가와 관련해서는 “산유국의 감산 연장 기대,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른 일부 지역의 수출 감소 등 영향으로 배럴당 중후반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도 “상승세가 제한적인 범위에 머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와 달러화 강세 가능성 등 유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도 브렌트유 기준 올해와 내년 평균 배럴당 유가가 각각 52.4달러, 54.1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