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안보와 혁신경제를 주제로 한 3박5일간의 독일·이스라엘 방문 일정을 마치고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바른정당 분당 사태의 불똥이 국민의당으로 옮겨붙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에 반대해온 호남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철수 대표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안 대표는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가 없다”고 받아치며 집안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스라엘을 방문 중이던 6일(현지시간) 바른정당 분당 사태로 당내에서 제기된 책임론에 대해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돌파력을 입증했다”고 정면 반박했다.
안 대표가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던졌지만 당내 반발 기류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안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끝까지 같이 못 할 분이 있더라도 갈 길을 가겠다”며 ‘마이웨이’의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당내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당내 호남 중진인 유성엽 의원은 7일 안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지도부가 고작 한다는 것이 당내 중진 의원에게 ‘나가라’고 막말을 해대고 있을 뿐”이라며 “‘하는 꼴이 딱 초딩(초등학생) 수준’이라는 비난을 자초할 것이라는 게 국민적 인식이 아닐까”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안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로서 자격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상돈 의원 역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최고위원회의의 리더십은 상당히 추락했다”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냉소적으로, 비판적으로 (안 대표를) 쳐다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당내 상황에 대해 “지역구 의원의 절대 다수가 현 지도체제와 같이 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미 심정적으로는 (당이) 쪼개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비판에도 안 대표는 이날 귀국 직후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치면서 당의 진로를 둘러싼 내부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분란 사태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당과 국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분란을 위한 것인지 다 안다”면서 “당을 위한 것, 그리고 국가를 위한 것이면 귀를 기울이고 열심히 그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분란에 대해서는 그렇게 대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