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노조는 최근 울산·아산·정비·모비스 소속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임금 및 단체 교섭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0월 출범한 새 집행부가 앞으로 교섭 전략을 수립하는 기초 자료다.
설문 내용에는 현대차 노조 조합원 대다수가 회사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측이 연내 타결을 어렵게 할 조건을 제시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해를 넘겨서라도 교섭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43%로 가장 많았다. 회사의 상황보다는 노조가 원하는 바를 이루는 데 집중하자는 것. 또 ‘전면 파업으로 대응하자(22%)’와 ‘제대로 된 투쟁으로 쟁취(11%)’ 등 강성 투쟁을 암시하는 응답도 많았다. ‘연내 타결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의견은 14%에 불과했다.
노조가 최우선으로 쟁취할 내용에 대해서는 ‘기본급 인상 및 성과급(2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정년 연장(22%)’, ‘해고자 복직 및 고소 고발 손배 철회(19%)’ 순이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월급 15만4,883원(기본급 7.18%, 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지급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또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64세까지 늘리라고 주장한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과 미국 판매 급감에 3·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29.9% 급감했다. 이에 사측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기본급 동결 등을 제시했다.
올해 임단협 전술에 대해서는 ‘강력한 파업투쟁’, 부분파업 장기전으로 대응, 권역별 전략 수립 등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 목소리가 많았다. 또 ‘연내 타결에 얽매이지 말고 투쟁해 쟁취하자’ ‘전면 총파업 투쟁’ 등 사측의 입장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노조는 올해에만 벌써 다섯 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고 4,900억여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노조가 향후 강성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내 타결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 신임 위원장이 비교적 합리적이고 사측과도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스타일로 알려졌지만 내부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강경해 연내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