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약보합세로 출발했다. 달러 약세 분위기에 원화 강세 요인들도 여전하지만 최근 곤두박질 쳤던 원달러 환율이 이미 연저점을 한 번 터치하고 올라온 만큼 추가 하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원10전 내린 1,113원5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10시2분 현재는 낙폭을 조금 되감아 1,114원60전에 거래되고 있다.
밤 사이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끌어내렸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법인세 감세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이 현실화되면 향후 10년간 미 재정적자가 1조7,000억달러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막대한 재정적자로 인한 세제개편안의 부정적 효과를 언급하면서 달러 가치 압박에 가세했다. 여기에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인 공화당이 전통적 경합주인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참패를 한 것도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에 8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는 94.875로 0.04% 떨어졌다.
달러 가치가 횡보하는 가운데 이날 원달러 환율도 1,110원대 초중반에서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방향이다. 전 거래일까지 이번주에만 주식시장에서 4,400억원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은 이날도 장 초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를 견인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수입업체의 결제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다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도 단단하다. 이미 1,110원대의 견고함을 확인한 시장 참가자들도 아래로 뚫고 내려가기엔 부담이 있는 상태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전 거래일 대비 1원98전 내린 977원48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970원대까지 내려온 원엔 환율은 당분간 현재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