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애플·삼성 주가 함께 보며 투자...해외직구족 확대

국내·해외주식 통합 MTS

NH투자증권 내달부터 서비스

급증하는 해외직구 투자 반영



고액 자산가들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늘어나며 증권사들의 해외직구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휴대폰을 통해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교하며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개발돼 제공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5억4,000만달러에 그쳤던 외화주식 보유잔액은 올 들어 이미 92억달러(8일 기준)를 기록했다. 미국이 42억2,400만달러로 가장 많고 중국이 14억3,600만달러에 달한다. 중국에 대한 투자는 6년 만에 68배 이상 늘었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005940)은 급증하는 해외투자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맞추기 위해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연금으로 구분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하나로 통합해 다음 달 새로운 앱을 출시한다. MTS에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통합해 거래하는 기능은 NH투자증권이 처음이다. 애플의 최근 주가 흐름과 삼성전자의 당일 변동을 비교하며 투자할 수도 있고 중국 텐센트와 네이버의 주가를 동시에 보면서 주문을 넣을 수도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의 MTS는 국내주식용인 ‘NH투자증권 QV MTS’와 ‘NH투자증권 해외주식’ ‘NH투자증권 QV 연금·ISA’ 등 3개로 나뉘어 있다. 이 때문에 해외주식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앱을 설치한 뒤 다시 로그인을 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통합 MTS가 출시될 경우 하나의 앱에서 모든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번 통합 MTS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한 화면에서 비교하며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미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과 국내 주식시장 간의 동조화 흐름이 더욱 강화되면서 해외주식을 직접 매매하지 않는 투자자들도 해외주식시장의 흐름을 살피는 데 따른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요즘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살 때에도 애플의 전날 주가와 매매동향 등을 확인하는 추세”라며 “대부분의 증권사가 이런 기능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는 제공하고 있지만 MTS에서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4월 MTS 통합에 대한 기획을 시작했으며 6월부터 실질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늘어나는 해외주식 투자와 MTS에 대한 수요가 이번 통합 MTS 출시를 이끌었다. 해외주식 투자는 조만간 100억달러를 넘어설 태세다. 해외직구 투자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미국·홍콩·일본·중국 등에 그쳤던 해외주식 투자는 최근 들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증시 상승세가 투자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9,000억달러를 넘어서며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도 6월 3,100에서 시작해 3,400선을 훌쩍 넘어섰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차익 실현에 소폭 하락했지만 장중 199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2만3,0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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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의 호황도 해외주식투자를 자극하고 있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가장 많이 매수된 해외주식(금액 기준)은 홍콩시장에 상장된 ‘CHINA AMC CSI 300 INDEX ETF’로 3억8,962만달러에 달했다. 이어 미국의 아마존(AMAZON COM INC)과 엔비디아(NVIDIA CORP), 알리바바(ALIBABA GROUP HOLDING-SP ADR), 알파벳(ALPHABET INC. CLASS A COMMON STOCK)이 뒤를 이었다. 지난 4월 말 39.65위안에 머물렀던 CHINA AMC CSI 300 INDEX ETF는 이날 49.05위안에 마감하며 6개월 새 23.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마존(22.47%)과 엔비디아(100.54%), 알리바바(60.95%), 알파벳(14.47%) 등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증권사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특정국가나 섹터에 편중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거의 모든 해외주식형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내면서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공격적인 성향의 일부 고객들은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며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MTS를 통한 투자 비중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9년 2.4%에 그쳤던 코스피시장 모바일 거래 비중(거래량 기준)은 2016년 31.7%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모바일 거래 비중도 2.8%에서 36.1%로 늘었다. 반면 HTS를 통한 코스피시장 거래 비중은 2009년 66.4%에서 지난해 49.0%로, 코스닥시장 거래 비중도 80.0%에서 55.2%로 줄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의 호황으로 해외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상황에서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까지 더욱 쉬워지면서 해외직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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