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붓손녀 성폭행 사건'에 눈물 흘린 판사

"어떤 말로도 위로 안돼"

“엄청난 고통을 겪은 피해자에게 어떤 말과 위로로도 피해회복이 안 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판결문을 읽어내려가던 판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순간 멈췄다. 그동안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에 판사는 결국 눈물을 쏟았다. 판사의 눈물에 법정은 한동안 숙연해졌다.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선뜻 믿기지 않아 두 번, 세 번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판사는 판결문을 읽는 동안 ‘안타깝다’는 말을 여러 번 되뇌였다.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1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친족에 의한 강간) 등으로 기소된 A(53)씨에게 1심에서 선고된 징역 20년보다 무거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판사의 눈물을 보이게 만들었던 B(17)양의 고통은 B양이 11세였던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됐다.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살게 된 B양 앞에 나타난 A씨는 악마 그 자체였다. 당시 할머니와 사실혼 관계였던 A씨는 B양을 협박해 몸을 만지는 추행을 시작으로 올해 초까지 6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해왔다. 중학생이던 2015년에는 임신을 하게 됐고 그해 집에서 아들을 낳았다. 멈추지 않은 ‘의붓조부’ A씨의 탐욕으로 아이를 낳은 지 10개월 만에 B양은 또다시 아이를 낳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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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수상히 여긴 할머니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A씨에 협박에 B양은 허구의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통해 출산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A씨의 멈추지 않은 성폭행에 B양은 결국 올해 그 집을 떠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강 판사는 “엄청난 고통을 겪은 피해자는 사회 관심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을 도외시하고 자신의 성적 요구를 채우려 한 반인륜적 범죄”라고 지적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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