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으로 마음을 전하는 배우 전미선이 우리 시대의 엄마로 돌아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현실적이면서도 따스하게 풀어낸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로 관객을 만나는 배우 전미선은 “사랑이 소중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이다”고 소개했다.
“밝지 않은 내용이지만 밝게,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울고 싶지만 울지 않는 모습으로 서로가 말 없이 지켜준다는 내용이다. 그게 결국 든든한 가족이지 않나. 슬픔 뒤에 희망이 있고, 고통 뒤에 행복이 올 수 있다는 그걸 다 보여주고 있다. 가족이란 울타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 이야기이다. 언제나 자기 자신보다 가족이 우선인 모든 엄마들을 대변하고 있는 이번 작품에서 그는 갑작스런 남편의 병명을 듣게 된다. 억장이 무너진 아내 ‘화연’은 남편이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기로 한다. 내게 남은 사랑을 다 주기로 결정한 남편 옆에서 그에게 자신의 사랑을 전하는 아내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그 지점이 배우 전미선이 마음을 움직였다.
“저는 대본을 받았을 때 나한테 일어나지 않을 거 같지만 언젠가는 나한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례는 다른 가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니까. 내가 이 영화를 한다면 보시는 분들도 ‘아, 나도 집에서 이렇게 해야겠다’고 한 번 정도 더 생각하시지 않을까. 제가 그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 영화를 통해서 다 전달 드려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전미선은 누군가 떠나 보내야 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 결과 나온 선택은 ‘슬픔’을 표출하기 보단, 오히려 더 밝은 모습으로 옆에서 지켜주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자이다. 그래서 영화 초반은 ‘앞을 보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준다면, 후반은 ‘우리 이제 바라보자’라는 인상을 안긴다.
“서로 바쁘게 살다 보면 안 맞는 부분도 생기고 트러블도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각자 살아가지 않나. 그런 느낌을 초반에 보여줬다면, 남편의 아픔을 알게 된 뒤엔 보다 가족을 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표현하지 않았던 걸 더 표현하려고 했다. 사실은 상대방이 아팠을 때 옆에 있는 사람이 같이 힘이 없고 우울해하고 있으면 당사자는 더 힘들지 않나. 그 점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전미선은 ‘가족의 회복’이란 의미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떠나가는 사람과 또 남아있는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영화 속에 담아내고 싶었던 것.
“한번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동안 엄마 아빠랑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그런 엄청난 소식 앞에서 화를 내고 슬퍼만 하고 있을까. 화내면서 하는 건 회복이 아니다. 막상 그 일이 닥쳤을 때 그렇게 우울하게만 있지 않는다. 힘을 내서 나을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나. 우리는 그 떠나간 아빠를 위해 행복한 모습을 보이면 좋을거야란 생각도 들었다. 그런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한다.”
고3 때 ‘토지’(1989)로 데뷔 이후 잠시 연기 활동을 쉰 전미선은 김대승 감독의 ‘번지 점프를 하다’(2000)로 복귀했다.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수상한 이웃들‘ ’위대한 소원‘ 등으로 관객을 만났다. 최근엔 MBC ’파수꾼‘,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안단테‘ ’마녀의 법정‘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전미선에게 가족은 “나를 살리기도 하고 힘들게 하는 존재이다”고 했다. 결국 그에게 ‘가족’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다.
“저는 가정이 회복돼야 사회도 회복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족의 한 일원으로서 집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하면서 남편이랑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웃어주고 힘을 준다면 가족 구성원들이 나가서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가족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 역시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돌아볼 수 있는 영화이니 많은 사랑 부탁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