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슈&워치] 한중 관계복원 공식화에도 習 '사드책임 촉구' 불씨로

靑브리핑에는 내용 빠졌지만

習발언 한중·한미 영향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소를 지으며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라고 화답했다. /다낭=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소를 지으며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라고 화답했다. /다낭=연합뉴스




한중 정상이 지난달 말 ‘사드 공동 협의문’ 발표 이후 첫 만남에서 “모든 분야의 협력을 조속히 정상궤도로 회복하자”고 선언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초 의제가 아니었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거론하고 “한국에 사드 배치와 관련해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혀 향후 한중관계는 물론 한미관계도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베트남 다낭에서 11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전체적으로 양국관계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내놓았다. 예정된 시간을 20분 넘겨 약 5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사드 공동 협의문을 평가하고 모든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정상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자”는 데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매경한고(梅經寒苦)’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고 시 주석은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고 화답했다. 매경한고는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중국을 방문해 취임 후 세 번째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시 주석을 내년 평창올림픽에 초청하기도 했다. 북핵 문제는 “궁극적으로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자”고 합의했고 이를 위해 양측 ‘전략대화’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시 주석은 “고위층, 특히 문 대통령과 저의 상호 왕복을 통해 관계를 이끌어나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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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 주석의 단 한 문장의 발언이 향후 한국 외교에 ‘복병’으로 등장했다. 우리 측 브리핑에는 없었지만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한국에 사드 배치와 관련해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사드는 의제에서 빠졌다”고 예고했지만 시 주석은 이를 언급하고 나아가 중국의 이익을 거스르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한 것이다. 청와대는 “기존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문 대통령 면전에서 한 발언인 만큼 무게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3NO원칙(사드 추가 배치 반대,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 반대, 한중일 군사동맹 반대)을 한국이 지키지 않는다면 안 된다는 ‘대못’을 박은 것”이라며 “앞으로의 한중관계가 기대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미국은 당연히 사드 추가 배치를 추진할 수 있고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다시 선택에 직면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다낭=민병권기자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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