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클래스 차량을 운행하던 류범열씨는 두 달 전 잦은 시동꺼짐 현상 때문에 한 딜러사의 서초 애프터서비스(AS)센터에 차량을 입고했다가 최근 황당한 문자를 받았다. AS 중인 자신의 차량이 교통위반을 했다는 것이다.
12일 류씨에 따르면 류씨의 벤츠 차량은 두 달 전 서초센터에 AS를 맡긴 상황이었지만 지난달 24일 서울 성동구 응봉교차로에서 끼어들기로 4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류씨의 차량을 뒤따르던 대구의 한 운전자가 끼어들기 하는 류씨의 차량을 찍어 관할 대구수성경찰서에 신고한 것이다.
문제는 류씨의 차량이 적발된 시간과 장소다. 류씨의 차량이 끼어들기 위반으로 적발된 시각은 오전7시30분. 벤츠 서비스센터 출근 시간이 오전9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시간에 류씨의 차량이 AS센터 밖에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또 위치도 서초 AS센터와 1시간이 넘게 떨어진 서울 성동구라는 점도 어색하다.
류씨가 AS 직원이 출근을 위해 차량을 사용했다고 의심하는 이유다. 류씨는 “수리 맡긴 차를 직원이 출근할 때 이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벤츠 딜러사 측은 “시운전 중이었다”면서 “교통위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다면 범칙금을 대신 내겠다”고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다.
벤츠의 이러한 소비자 기만은 한두 번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5년 9월 광주에서 발생한 일명 ‘벤츠 골프채 사건’이다.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벤츠 차량에서 시동꺼짐 현상이 발견돼 임신한 아내와 아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았지만 벤츠 측에서 미온적으로 대응하자 자신의 벤츠 차량을 골프채로 부순 사건이다. 이러한 소비자 불만에 해당 대리점은 그 남성을 영업방해로 고소하기까지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동영상이 퍼지며 사건이 커지자 그제야 벤츠 측은 고소를 취하하고 신차 교환을 약속했다.
온라인에서는 AS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기간이 길고 대차 서비스가 형편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또 수리 중 시운전을 하면서 소요되는 연료비를 운전자들이 내게 한다는 점도 불만이다.
한국 고객에 대한 벤츠의 무성의는 이뿐이 아니다. 폭발 위험이 있어 세계적으로 대규모 리콜이 진행 중인 ‘다카타 에어백’에 대해 벤츠는 정부의 리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벤츠는 올 들어 10월까지 한국에서 5만8,606대를 판매하는 등 수입차 1위 판매실적으로 올리고 있지만 한국 고객을 푸대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인 벤츠의 이러한 행태는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