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文 "매경한고"...習 "새 출발"...내달 회담서 교류협력 구체화할 듯

[한중 정상회담]

북핵 평화적 해결 의견일치...한반도 비핵화 등 해법 촉각

"김정은과 친구 될수도 " 트럼프도 대화기조 전환 시그널

文 대통령 오늘 리커창 면담...FTA 후속협상 논의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의 크라운플라자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모든 분야에서 교류협상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의 크라운플라자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모든 분야에서 교류협상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현지시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조속한 교류협력 회복을 약속하며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한중 양국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만큼 문 대통령의 오는 12월 방중에서 이견을 더욱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를 둘러싼 3불(不) 원칙, 한중 균형외교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지만 전반적인 교류협력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문 대통령은 ‘매경한고(梅經寒苦)’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자”고 했고 시 주석은 “새로운 출발”이라고 화답했다. 매경한고는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중국 사자성어다.

북미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도 관심이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북핵, 평화적 방식 해결 합의=두 정상은 일단 사드 앙금을 뒤로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한반도 안보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북핵 문제가 궁극적으로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데도 의견일치를 이뤘다.

한중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각국이 제시한 북핵 해법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핵 동결을 입구로, 비핵화를 출구로’ 하는 2단계 북핵 해법 구상을 제안한 바 있다. 반면 시 주석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 해법을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12월 방중에서 보다 구체화된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총론적 해결 방식에 합의한 만큼 중국에서 열릴 다음 정상회담 때 양국이 보다 더 의견접근을 이룰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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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총리와 경협 논의=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성과물은 이르면 13일 열릴 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의 면담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은 사드 협의문을 발표한 후 처음 만난 자리라 관계 개선을 직접 선언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었고 경제 부문을 총괄하는 것은 리 총리이기 때문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부문 후속협상 개시 선언은 리 총리와의 면담 테이블에 오를 1순위 의제로 꼽힌다. 양국은 지난 2015년 말 한중 FTA를 발효하면서 2년 내 서비스·투자 부문 후속협상을 시작하고 2년 내 완료하기로 했지만 사드 갈등으로 협상이 개시되지 못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관련한 논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RCEP는 아세안과 한중일 등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초대형 FTA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RCEP에 상대적으로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 밖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우리 기업의 협력 강화, 스마트그리드 등 전력망 협력 강화 등이 의제에 오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한중 정상회담의 의제로 삼겠다’고 공약했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입장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한중이 북한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언급한 가운데 북미 대화 기류가 형성될지도 관심사항이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앞서 한중일 방문에서 북한에 대한 호전적 발언을 자제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제재 등 외교해법에 자신감이 붙자 북미 간 대화 분위기에 일조하며 일대 국면전환을 이끌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김정은에게 ‘작고 뚱뚱하다’고 하지 않는데 그는 왜 나를 ‘늙었다’고 모욕하는가”라고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매우 애쓰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12일 필리핀으로 이동해 13일 ‘아시아의 트럼프’라는 별칭을 가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14일에는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다낭·마닐라=민병권기자 뉴욕=손철특파원 박효정기자 newsroom@sedaily.com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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