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극본 박현주, 연출 주성우, 이하 ‘밥차남’) 19-20회에서는 신모(김갑수 분)-소원(박진우 분) 부자가 2대에 걸쳐 이혼이라는 대형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날 춘옥(김수미 분)은 소원과 분가를 하려는 금지옥엽 딸 연주(서효림 분)를 되찾기 위해 마지막 히든카드를 꺼냈다. 춘옥은 소원을 찾아가 낡은 사진 하나를 꺼내 보이며 사진 속 어린 남자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춘옥은 자신이 15살에 가장이 되었으며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상처한 홀아비 집에 애보기로 팔려갔다가 그의 후처가 된 사연을 털어놨다. 또한 춘옥은 홀아비의 외동아들을 기차역에서 잃어버린 사연을 고백하며 “걔가 내 친 자식이어도 기차역에 두고 갔을까? 내 새끼가 아니어서 그렇게 버리고 간 걸 아닐까? 이제 알겠지? 나도 못 한 것을 우리 연주가 어떻게 한다고. 내 딸은 내가 잘 아는데 우리 연주 절대 남의 새끼 키울 그릇 안돼. 내가 그 애를 놓치고 평생 지옥 속에서 살았는데 그 독한 맘 고생을 우리 딸 연주한테 그대로 대물림 하라고? 이서방, 내 이렇게 비네. 내 새끼 나랑 똑 같은 죄인 만들지 말고 우리 연주 여기서 그냥 놔 주라”라며 눈물로 빌었다.
이에 소원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신모와 함께 분가를 위해서 집을 보러 다니던 연주가 허름한 서민 아파트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등 온실 밖의 생활을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소원은 연주를 위해 이혼 결심을 했다. 소원은 연주와 고급 레스토랑에서 마지막 데이트를 했다. 연주는 자신을 신경 써주는 소원의 자상함에 크게 감동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소원은 연주에게 결혼반지를 돌려주며 “우리 이혼하자”고 말했다. 이어 소원은 “넌 평생 같이하기엔 자격 미달이야. 아내로서나 아이 엄마로서. 그걸 알면서 꾸역꾸역 같이 가다가 서로 증오하면서 헤어지느니 너한테 이정도 예의라도 차릴 수 있을 때 끝내는 게 맞다 싶다”며 연주가 정을 떼게 할 요량으로 일부러 그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이에 연주는 “내가 너 평생 미워할 거야. 너 사랑하고 좋아한 만큼 너 망하라고 원망하고 기도할 거야”라고 눈물 속에 원망을 쏟아내며 힘겹게 이혼을 받아들였다.
한편 소원이 연주와의 이혼을 집에 공표하자 신모 가정은 발칵 뒤집어졌다. 신모는 이혼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춘옥의 집에 찾아갔지만 위자료까지 건네는 단호한 춘옥의 모습에 신모 역시 마음을 접었다. 이에 신모는 춘옥에게 건네 받은 위자료 5억을 품에 넣었다가 춘옥에게 다시 건네며 “자존심 때문에 안 받는 거 아닙니다. 위자료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줘야죠. 새아기한테 주십시오. 우리 소원이가 소원이 없는 세상 씩씩하게 잘 살라고 주는 위자료라고요”라며 완전한 결별을 선언, 소원과 법원까지 함께 가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러나 신모에게 위기는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영혜(김미숙 분)의 이혼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었던 것. 급기야 영혜는 자신의 패물들을 모두 금은방에 팔아서 정리하더니 방까지 보러 다니며 차근차근 이혼을 준비했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인 저녁 식사 자리, 신모는 소원의 이혼을 두고 일장 연설을 펼쳤다. 신모는 소원에게 “절대 기죽을 필요 없다. 옛날에나 이혼이 흉이지 이제 백세 시대인데 한 사람이랑 평생을 살라는 건 고문이야. 이혼은 실패가 아니라 또 다른 선택이고 인생 제 2막이고 하나의 트렌드야. 요즘 재벌 2세, 연예인, 미국 대통령까지 이혼 안 한 사람이 어딨냐. 절대 기죽을 일이 아니에요. 한 마디로 축복이야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영혜는 “당신 그거 진심이에요? 이혼은 실패가 아닌 또 다른 선택이고 축복이라는 말?”이라고 서늘하게 물었다. 그러나 영혜의 의중을 전혀 모르는 신모는 “그럼 신발도 짝이 안 맞으면 불편해서 죽을 지경인데 같이 사는 사람은 어떻겠어. 서로 안 맞으면 깨끗하게 갈라서는 게 최선이야”라며 되려 영혜를 자극했다. 이에 영혜는 “그렇죠?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오늘 당신이 소원이한테 그렇게 말 하니까 내가 말하기가 훨씬 수월하네요. 이신모 씨 우리도 축복 좀 받죠. 안 맞는 사람끼리 헤어지는 축복”이라고 운을 떼더니 “이혼하자고요. 나 이제 당신 정말 징글징글해서 안 살아”라며 단호한 표정으로 폭탄 선언을 했다. 이처럼 ‘가부장 끝판왕’ 신모가 영혜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으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동시에 홀로서기를 위한 사전준비까지 마치며 이혼준비를 ‘제대로’ 마친 영혜가 앞으로 선보일 시원스러운 반격 스토리에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MBC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2회 연속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