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30)이 해외 복귀파 자유계약선수(FA) 중 가장 먼저 대형 계약에 성공하면서 프로야구 FA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3루수 황재균은 13일 KT 위즈와 4년간 계약금 44억원, 연봉 11억원 등 총 88억원을 받는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빅리그 무대를 경험한 황재균은 1년 만에 미국생활을 접고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메이저리그 성적은 타율 0.154, 1홈런, 5타점으로 별 볼 일 없지만 지난해 국내 리그 성적인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 97득점이 몸값의 기준이 됐다. 지난해 황재균은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10시즌 타율 0.286, 115홈런, 594타점. 3년 연속 꼴찌 KT는 구단 사상 가장 통 큰 FA 투자에 나서면서 내년 시즌 도약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황재균이 받는 총액 88억원은 역대 한국프로야구 FA 계약 규모에서 6위에 해당한다. 1위는 이대호가 지난해 말 미국에서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가며 보장받은 4년 150억원이다. 황재균은 미국 진출 전 롯데에서 받은 연봉이 5억원이었는데 돌아오자마자 6억원이 뛰었다. 황재균은 “프로 데뷔팀인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였던 수원에서 다시 뛰게 되니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황재균의 계약은 이번 FA 시장에서 문규현(롯데·2+1년 총액 10억원)에 이어 두 번째지만 ‘FA 대어’들 중에서는 처음이다. ‘4년 88억원’은 다른 거물들의 계약에서도 기준 몸값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롯데)·민병헌(두산 베어스)·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현재 대어급으로 통한다.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도전과 국내 잔류 사이에서 고심 중이며 김현수도 미국 잔류와 국내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현수가 친정 두산으로 돌아올 조짐이 보일 경우 민병헌은 다른 팀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