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퀄컴, 브로드컴의 120조 원대 빅딜 제안 공식 거부

퀄컴 이사회가 브로드컴이 제시한 1천50억 달러(120조 원) 규모의 인수제안을 거부했다.

이로써 정보·기술(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은 일단 교착상태에 접어들었다.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퀄컴은 주주들에게 “이번 인수제안은 브로드컴이 무선 칩 제조업체를 저가에 구매하려는 기회주의적 움직임”이라고 비판하면서 브로드컴의 협상을 거부할 것을 권고했다. 퀄컴은 또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규제 당국의 엄중한 독과점 조사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은 공식 성명에서 “브로드컴이 제시한 인수가는 모바일 테크놀리지 시장에서 퀄컴의 지배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사회의 만장일치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브로드컴은 지난 6일 퀄컴 측에 주당 70달러에 지분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 현금으로 60달러를, 브로드컴 주식으로 10달러를 각각 지급하는 조건이다. 지난 2일 퀄컴 종가에 28%의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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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수 금액은 1,030억 달러이며, 별도로 250억 달러의 부채를 승계하는 조건이다. 부채까지 포함하면 총 M&A 규모는 1,300억 달러(약 145조 원)에 육박한다.

싱가포르의 아바고 테크놀리지가 지난해 370억 달러에 인수한 브로드컴은 인텔·삼성전자·퀄컴에 이은 4위의 반도체업체다. 애플의 아이폰 등에 독점적으로 칩을 공급하는 퀄컴은 올해 들어 애플과 특허료 분쟁으로 소송을 벌이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퀄컴의 인수제안 거부는 브로드컴에 인수 가격을 높이라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브로드컴은 인수제안 거부에도 불구하고 인수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브로드컴은 퀄컴 대주주들에게 직접 인수합병을 호소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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