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S&P "베네수엘라, 사실상 디폴트"

국가신용등급 SD로 두단계 강등

채무재조정 회의 소득없이 끝나

디폴트 선언땐 원유시장 큰 충격





타렉 엘 아이사미 베네수엘라 부통령(가운데)가 13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채권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타렉 엘 아이사미 베네수엘라 부통령(가운데)가 13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채권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순에 들어섰다는 국제신용평가사의 평가가 처음으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단행한 금융제재로 숨통이 막힌 베네수엘라가 국제원유시장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장기외화표시 국가신용등급을 ‘극단적 투기(CC)’에서 ‘선택적 디폴트(SD)’로 두 단계 강등했다고 밝혔다. 아직 완전한 국가부도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돌아오는 채권 만기일과 이자지급일에 제때 상환하지 못해 특정 채권이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S&P는 베네수엘라가 3개월 내 다시 채무불이행에 빠질 확률이 50%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오는 2019년과 2024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총 49억9,200만달러 규모의 채권 2종에는 아예 ‘디폴트(D)’ 등급을 부여했다. 이자 지급이 유예기간 30일을 넘어서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S&P는 또 이자지급일이 지났지만 아직 유예기간이 끝나지 않은 채권 4종도 곧 D등급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최종 디폴트 선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날인 13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채권자 100여명을 모아 회의를 열고 채무재조정(DDE) 절차 논의를 시작했지만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30분 만에 끝났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 미 재무부의 금융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 주요 인사 2명이 참석하면서 주요 투자자들은 아예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가 앞으로 갚아야 할 외채는 채권 원금과 이자, 기한부대출(term loan)을 더해 약 1,892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액은 100억달러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국제원유시장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원유생산량은 28년 만에 최저치인 10월 195만5,000배럴까지 떨어졌다. 유전시설 투자가 감소하며 원유 생산량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연유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