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부모 2명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의 당뇨병 발생률은 50%, 즉 자녀 2명 중 1명 정도로 보고 있다”며 “또 부모 2명 중 1명이 당뇨병이면 자녀의 당뇨병 발생률은 약 25%, 즉 4명 중 1명꼴”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만·운동부족·과식 등 당뇨병 부모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운동·체중관리·식이조절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당뇨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유병률이 30세 이상 성인의 경우 14.4%(남성 15.8%, 여성 13.0%)로 나타났다. 7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인 셈이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 가운데 자신이 환자임을 인지하는 비율은 62.6%였다. 환자인 줄 모르는 사람이 10명 중 4명이나 된다는 얘기다. 특히 40대는 절반 정도가 자신이 환자인 줄 몰랐다. 환자임을 알면서도 치료를 받는 사람은 56.7%에 그쳤다. 당뇨병은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혈당과 합병증을 관리해야 하는데 인지율도 낮고 치료에 무관심한 사람이 많은 셈이다. 특히 남성은 40대부터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이므로 매년 공복혈당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많으며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전형적인 증상이 거의 없다. 그래서 당뇨약을 먹다가 말다가 하는 경우도 흔하다. 정 교수는 “처음으로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 겉보기에는 시력에 이상이 없고 발에 부종은 없지만 합병증 검사를 해보면 이미 망막출혈이나 단백뇨가 동반된 경우가 30%쯤 된다”며 “따라서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곧바로 합병증이 진행되고 있는지 꼭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당뇨병을 치료하려면 꾸준하게 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아무리 약물치료를 열심히 받아도 식이조절과 운동요법을 등한시하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과식하지 않고 너무 단 음식이나 과일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게 좋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할 것을 권장한다. 운동을 하면 근력이 강화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 혈당조절이 잘 되는 효과가 있다.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식이조절·운동으로 잘 관리하면 복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와 당뇨와의 연관성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다. 심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 안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 몸의 혈당을 높인다. 스트레스만으로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지만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체내에 인슐린 작용이 억제되기 때문에 당뇨병이 발병할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의 경우 취약해질 수 있다.
/임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