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인위적인 통신비 인하에 벼랑 끝 내몰리는 알뜰폰

약정할인율 상향 탓 가격경쟁력 뚝

이통3사로 고객 이탈 갈수록 커져

내년 보편요금제 도입땐 더 악화

홈플러스, 이달말 사업 철수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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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인위적 통신비 인하 정책이 알뜰폰 사업자의 고사로 이어지고 있다. 가입자 이탈현상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아예 사업을 접는 경우도 나와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옮겨 간 고객이 유입 고객보다 1,648명 많았다. 올 1·4분기까지만 해도 알뜰폰으로 유입 고객이 월 평균 2만명 가량 많았지만 2분기부터 급감해 지난 7월에는 이탈 고객이 유입 고객을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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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알뜰폰의 낮은 가격경쟁력 탓에 이 같은 추이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란 점이다. 지난 9월 이통 3사의 약정할인율이 25%로 상향돼 알뜰폰과 이통 3사간 요금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이달 결정된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율 또한 전년 대비 평균 7.2%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쳐 애초 목표치인 10%포인트에 못미쳤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으로 알뜰폰 요금의 원가라 볼 수 있다.

알뜰폰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업자도 나왔다. 홈플러스는 이달 30일 알뜰폰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KT와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플러스 모바일’이라는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지난 2015년 6월부터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았다. 현재 홈플러스 알뜰폰 가입자 수는 4,000여명 정도로 알려졌다. 알뜰폰은 지난 2011년 출범 이후 누적 영업 손실 규모만 3,309억원에 달한다. SK텔링크나 CJ헬로비전 등의 알뜰폰 업계 맏형들 외에는 출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무엇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 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보편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알뜰폰 사업자들은 벼랑 끝에 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편 요금제는 2만원 가량에 1GB 이상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요금제로 현재 알뜰폰과 비교해 요금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통 3사의 브랜드 파워와 서비스 네트워크 등을 감안하면 알뜰폰 사업자의 이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의 주요 의제를 살펴보면 단말기 자급제 등의 거대 담론만 다룰 뿐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배려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키워왔던 알뜰폰이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고사할 판”이라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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