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重 '세대교체'...정기선 경영전면에·권오갑은 지주사로 이동

■ 현대중공업 사장단 인사

오너3세 정기선 부사장 승진·계열사 대표도 맡아

권오갑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중책

최길선 회장은 용퇴...자문역으로 노하우 전수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주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전면에 나선다. 권오갑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지주(가칭)로 이름이 바뀌는 현대로보틱스 대표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 겸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 겸 현대중공업지주 대표


14일 현대중공업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사장단 및 자회사 대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오너 3세’인 정기선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경영일선에 나서는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정 부사장은 이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에 올라 안광헌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게 된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에 대리로 입사,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복귀해 2015년 1월 상무, 2016년 1월 전무로 승진한 뒤 재입사 4년여 만에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선박영업부문장과 기획실 부실장을 맡은 정 부사장은 CEO로서 현대글로벌서비스를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육성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주영걸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대표주영걸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대표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황을 거듭하던 2014년 현대중공업의 사장으로 키를 잡고 회사를 제 궤도로 올린 권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로 내정돼 현대중공업그룹의 마지막 능선인 지주회사 전환에 마침표를 찍는 중책을 맡게 됐다. 지주회사 대표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재무와 사업재편, 대외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의 이동으로 그룹의 대표회사인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대표 단독체제로 운영, 책임경영이 강화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대표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대표


현대중공업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사업을 줄이고 계열사별 전문성을 강화한 사업분할을 단행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존속법인·조선·해양·엔진사업)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지주회사) 등 4개 회사 체제로 운영 중이다.

공기영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겸 현대건설기계 대표공기영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겸 현대건설기계 대표


하지만 사업분할로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로 지배구조가 변경됐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법에 따라 순환출자 고리는 2년 내(2019년 3월)에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주 대표로 내정된 권 부회장은 그룹 전반을 총괄해 지주사 전환을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로보틱스는 빠른 시일 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현대중공업지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윤종근 현대로보틱스 사장은 권 부회장에게 대표 자리를 양보하고 사업대표 직함으로 경영일선을 챙길 예정이다.

정명림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겸 현대모스 대표정명림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겸 현대모스 대표


또 이날 인사에서는 주영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의 대표와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가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계열 자회사 대표의 교체도 함께 단행됐다. 강철호 현대건설기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에 내정됐다. 정명림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 후 현대중공업모스 대표를 맡았다.

강철호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겸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강철호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겸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


한편 한국 조선업의 ‘산증인’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이번 인사로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 자문역으로서 회사에 대한 헌신을 이어간다.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최 회장은 1984년 상무로 승진했고 현대삼호중공업의 전신인 한라중공업 사장과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역임한뒤 2009년 현대중공업 사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하지만 2014년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현대중공업 회장으로 돌아와 경영정상화에 온 힘을 쏟아왔다.

안광헌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대표안광헌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대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주물량 감소로 일감절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위기를 적극적으로 돌파하기 위해 경영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새 경영진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사업계획을 수립해 현대중공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