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GE의 '리셋' 승부수 통할까

전구·기관차 모태사업도 포기

200억弗 규모 10개사업 매각

전력·항공·헬스케어에 집중



최고경영자(CEO) 교체, 매출 급감, 주가 폭락으로 125년 역사상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 모태사업을 버리고 환골탈태하겠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마저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GE의 ‘극약처방’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존 플래너리 GE CEO는 투자자들에게 200억달러(약 22조4,000억원) 규모의 사업구조 조정안을 공개했다.


10여개 사업이 매각 리스트에 올랐으며 여기에는 GE의 정체성과도 같은 전구·기관차 사업이 포함됐다. 지난 1879년 백열전구를 개발한 토머스 에디슨과 손잡고 1890년 ‘에디슨제너럴일렉트릭’을 세운 것이 GE의 시초다. GE가 전구 사업을 접는 것은 모태사업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GE는 10여개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지난해 매출 ‘빅3’ 사업인 전력(23.7%), 항공(23.2%), 헬스케어(16.2%)에 주력하기로 했다. 플래너리 CEO는 “GE를 더 작고 간단하게 만들겠다”며 “오는 2018년은 “리셋(초기화)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E는 올해 8월 지난 16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제프 이멀트가 사임하고 플래너리가 새 CEO에 오른 뒤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시사해왔다. 앞서 금융·물 사업 등 군소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시장에서는 대규모 쇄신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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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가 근간사업까지 과감하게 버리는 것은 최근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발달하고 석탄에너지 사업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전력사업에서 상당한 차질이 발생했다. 실제로 올 3·4분기 전력 매출은 51% 추락했으며 지난해 GE의 총이익률은 21.3%로 경쟁사인 지멘스(29.9%),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27.9%)보다 낮았다.

GE는 이사회 축소계획까지 공개하며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기존에 18석이었던 이사회 자리도 3분의2로 줄이고 간부용 법인차량까지 없앤다.

이날 주주 배당금을 주당 24센트에서 12센트로 삭감하는 계획까지 나오면서 주가는 7.2% 급락했다. 해마다 투자자들에게 80억달러를 배당했던 GE가 배당금을 삭감한 것은 1938년 이후 두 번째다. 플래너리 CEO는 “회사 수익과 현금 흐름에 숨통이 트이도록 하겠다”면서 “사업을 정상화하고 이익을 창출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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