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리츠와 부동산펀드의 겸영이 허용된 가운데 부동산펀드 겸영 허가를 받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의 첫 부동산펀드가 나온다. 리츠와 부동산펀드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앞으로 부동산자산운용 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415에 위치한 복합 시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펀드를 설정할 예정이다. 마스터투자운용은 국내 1호 리츠 AMC인 코람코자산신탁 출신의 김대형 대표가 지난 2009년 설립한 리츠 AMC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매매계약을 마쳤으며,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께 설정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스턴투자운용이 1호 부동산펀드에 담는 자산은 연면적 3만 6,300㎡, 지하 6층~지상 27층 규모다. 매입가격은 3.3㎡ 2,000만원 중반대로 알려져 있다. 지상 9층부터 27층까지는 롯데호텔의 라이프 스타일 호텔 브랜드인 L7이 들어선다. L7의 첫 강남 진출이다. 또 오피스 5개층은 부동산 회사인 KT에스테이트가 사용한다.
마스턴투자운용의 첫 부동산펀드 설정을 시작으로 앞으로 리츠 AMC들이 설정하는 부동산펀드가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리츠 AMC들은 부동산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츠 규제가 까다로워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리츠 뿐만 아니라 부동산펀드를 활용해 국내는 물론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마스턴투자운용 외에 제이알투자운용이 겸영 허가를 받았으며, 싱가포르계 리츠 AMC인 에이알에이코리아도 겸영을 준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지난 6월 말 현대산업개발 계열의 HDC자산운용이 처음으로 리츠 겸영 인가를 받았으며, 일산 탄현역 인근 부지에 개발하는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리츠를 설립한 바 있다. 또 이지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리츠 AMC 인가를 신청했다.
한편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부동산자산운용 시장의 규모는 9월말 현재 70조원(순자산 기준)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들어 업역 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해외 부동산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은 이 같은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