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형 스타트업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새로운 스타트업들은 데이터(인공지능)를 매개로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하고 있다. 바로 구글의 ‘HW+AI+SW’ 전략과 같은 맥락인 데이터(인공지능)를 매개로 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의 융합이다.
과거의 제품-서비스 융합(Product Service System·PSS)이 프린터 같은 소모품화 혹은 렌털서비스 같은 파이낸싱 등의 틈새 가치 창출에 국한됐다면 데이터 매개형 제품-서비스 융합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측과 맞춤의 거대한 가치 창출을 하고 있다.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새롭고 거대한 창업 형태에 HAS(HW+AI+SW)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
창업 트렌드는 시대에 따라 새롭게 바뀌고 있다. 이제 시대적 맥락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HAS스타트업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해보자. 소니와 도요타 등 2차 산업혁명을 이끈 기업들은 순수하게 제품 혁신을 추구했다. 제품 혁신은 노하우 혹은 지식재산권의 형태로 기업의 핵심역량이 됐다. 그런데 HW 제품 혁신이 포화 상태에 돌입하면서 오프라인 제품 경쟁은 고비용화하고 레드오션이 됐다.
그런데 3차 산업혁명을 이끈 디지털화 기술은 온라인 세상이라는 신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 인터넷은 온라인 세상에서 복잡한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 창업을 촉발했다. 신대륙에서 뉴프런티어를 개척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구글 등은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창업 패러다임은 SW에 기반을 둔 플랫폼 창업에 집중되면서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골드러시에 비견될 플랫폼러시 현상을 불러왔다. 그런데 플랫폼 경쟁은 승자 독식의 법칙이 지배한다. 신대륙의 광활한 신천지가 어느덧 레드오션화하면서 플랫폼 창업은 속 빈 강정이 되기 시작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작은 플랫폼 창업의 특허 차별화 가능성은 ‘SW는 특허 대상이 아니다’라는 지난 2014년 미국의 앨리스 판결로 사라졌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 오프라인의 구대륙과 온라인의 신대륙을 연결하면서 창업의 새로운 물결이 시작됐다. 바로 데이터를 매개체로 온·오프라인의 두 세계를 융합하는 O2O스타트업이다. 이어서 데이터를 조직화하는 AI가 등장하게 되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가치가 창출되게 됐다. 여기에 HW 개발비가 3차원(3D) 프린터와 오픈소스 HW와 같은 기술로, 마케팅비가 O2O플랫폼으로 격감했다. 그리고 특허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의 차별화 전략이 가능하게 됐다.
부분과 전체가 집단지능으로 융합하면서 인류는 호모-모빌리언스라는 집단 인류로 새롭게 진화하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에 지구 전체의 지도가 들어가고 도시 전체의 교통 상황이 제공되는 것이다.
제2의 벤처 붐을 추진하려는 국가 전략에 HAS 창업 전략은 반드시 반영돼야 할 것이다. 차별화된 창업 전략으로 IP액셀러레이터 정책을 제언하는 이유다. HAS스타트업의 의미는 융합의 거대한 가치 창출과 더불어 특허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SW는 특허 대상이 아니나 구체화된 HW와 서비스의 결합은 특허 대상이라는 것이 앨리스 판결이 갖는 의미다. 이러한 특허의 핵심은 HW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디지털화 특허와 데이터에서 서비스를 창출하는 아날로그화 특허에 있다. 즉 HW 및 SW와 데이터의 인터페이스 부분이 새로운 특허 차별화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업 액셀러레이터 선발·육성·회수 등의 운영 과정에 이를 체계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발생하게 된다. 제품-데이터-서비스 인터페이스 특허 중심의 HAS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IP 전문 액셀러레이터를 세계 최초로 추진해보자. 제2 벤처 붐의 핵심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