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을 강타한 진도 5.4의 지진의 여파는 문화재에까지 미쳤다. 국가지정문화재(보물)인 포항 보경사 승탑(보물 제430호) 등 보경사 일대의 문화재가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16일 서울경제신문이 직접 포항의 지진 피해 지역에 가보니 보경사 뒷산의 중턱에 서 있는 보물 제430호 포항 보경사 승탑의 회반죽(몰타르)가 지진 여파로 떨어져 있었다.
이 승탑은 고려 중기의 승려 원진국사의 사리를 모셔둔 곳. 이번 지진으로 인해 옥개석과 상륜부 연결 부위의 몰타르가 떨어져 내린 것이다. 떨어져 있는 위치와 승탑의 구조상 팔각정의 윗지붕을 강타하고 떨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영경 보경사성보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위쪽에 몰타르로 덧대놨는데, 이번 지진으로 인해 떨어졌다”며 “추후 승탑 전체를 정밀조사 할 것”이라 밝혔다. 이 외에도 보물 제1868호 포항 보경사 적광전에서는 지붕에서 흙이 떨어지며 지붕에 달려있던 전구를 강타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포항에는 국보 1건, 보물 6건이 있는데 이 중 보물 5건이 보경사에 있다.
문화재청은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인해 국가지정문화재 8건, 시도지정문화재 7건, 문화재자료 2건 등 총 17건의 문화재가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보물 제1868호인 포항 보경사 적광전을 비롯해 보물 제411호 경주 양동 무첨당. 보물 제833호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이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양동 무첨당은 내림마루 숫기와 및 수막새가 탈락했고 기림사 대적광전은 공포 이완 및 균열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경주 양동마을, 경주 양동마을 송첨 종택, 경주 양동마을 수졸당 고택택, 경주 양동마을 두곡 고택, 경주 양동마을 사호당 고택 등이 피해를 입었다. 유형별로는 기와 탈락 12건, 벽체 일부 균열 3건, 지붕 흙 낙하와 공포 균열 각 1건이다.
문화재청은 지진 발생 이후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문화재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24시간 상황관리체계를 구축했다. 피해 문화재에 대해서는 조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문화재돌봄사업단 등 경상보수 인력 투입 및 적수 긴급보수비 지원 등 필요한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