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성환 센트롤 대표 "3D 프린터로 피규어·주얼리까지 뚝딱"

미세공정 가능한 3D프린터 개발

작업 시간·비용 획기적으로 줄여

"피규어 90조·주얼리 200조 시장

中에 빼앗긴 주도권 되찾을 것"

최성환 센트롤 대표는 주물사 3D 프린터를 지렛대 삼아 국내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최 대표 뒤로 센트롤의 기술력이 응집된 바인더 젯 3D 프린터 ‘올루션(Allution)’이 보인다. /서민우기자최성환 센트롤 대표는 주물사 3D 프린터를 지렛대 삼아 국내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최 대표 뒤로 센트롤의 기술력이 응집된 바인더 젯 3D 프린터 ‘올루션(Allution)’이 보인다. /서민우기자




“3D 프린팅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입니다.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사양길로 접어든 국내 뿌리산업도 부활시킬 수 있어요.”


최성환(사진) 센트롤 대표는 20일 서울 금천구 가산 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독보적인 3D 프린팅 기술로 중국·인도 등에 빼앗긴 주조·금형 시장을 되찾아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센트롤은 공작 기계를 1 미크론(0.001mm) 단위로 제어할 수 있는 ‘CNC컨트롤러’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지난 30년 이상 성장해왔다. 최 대표가 수장을 맡은 2013년부터 3D 프린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이후 산업용 금속 3D 프린터와 주물사 3D 프린터 등을 연달아 상용화하면서 국내 3D 프린팅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기존 3D 프린팅 기업들이 3D 프린터 장비 생산과 3D 프린팅 출력 서비스, 금속분말 소재 분야 등으로 나뉘어 있는 것과 달리 센트롤은 이 모든 과정을 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최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주물사 3D 프린터로 쓰러져가는 국내 주조·금형 시장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센트롤이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주물사 3D 프린터(SS600모델)’는 목형 없이도 주물사 분말을 적층해 주물 틀을 만들 수 있다. 기존 주조 방식보다 작업 환경이 깨끗한 것은 물론 시간과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주물 틀에 쇳물을 부어 금형을 만드는 작업도 사람이 아닌 기계가 대신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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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주조와 금형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품질 경쟁력을 좌우하는 뿌리 산업임에도 위험한 작업 환경과 숙련공의 고령화 등의 문제로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에 시장을 빼앗긴 상황”이라며 “주물사 3D 프린터로 금형 주조 공장을 만들면 빼앗겼던 시장을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현재 울산에 주물사 3D 프린터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열악한 3D 업종으로 분류됐던 주조, 금형 산업을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최첨단 3D 프린팅 기술로 부활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센트롤은 피규어 사출금형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피규어를 제작하는 국내 A업체의 사출금형과 제품 생산을 센트롤이 맡기로 한 것이다. 피규어는 플라스틱 등의 수지를 고온과 고압으로 금형 내에 사출시켜 냉각한 뒤 만들어지는데 현재 대부분의 작업이 중국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제품 디자인을 새로 개발해도 제품을 대량을 찍어낼 금형 제작에만 넉 달 가량 걸려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없다.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재고 부담도 뒤따른다.

최 대표는 “A사는 콘텐츠 개발과 기획력은 우수하지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고 있었다”며 “센트롤이 3D 프린터로 피규어의 사출금형을 만들어주고 출력물까지 인쇄해 A사의 단점을 보완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피규어 시장의 규모는 90조원인데 피규어 제작의 핵심인 사출금형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며 “이번 협업을 계기로 중국에 빼앗긴 시장을 조금이나마 한국으로 되찾아오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 대표는 주얼리 시장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주얼리 시장은 200조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중국이 50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최 대표는 귀걸이와 반지 같은 미세 공정도 센트롤의 금속 3D 프린터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주얼리 제품의 설계에서부터 출력 후 후가공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주얼리 전용 3D 프린터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전문 세공 기술 없이도 얼마든지 원하는 디자인의 주얼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중국에 내준 주얼리 산업도 다시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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