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에 들뜬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리는 듯하다. 아!~ 그 얼마나 행복 했던 순간들 이였을까? 그 설레였던 여행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이 될 줄이야 그 누가 알았을까. 일상의 평온한 아침 2014년 4월 16일 오전 TV뉴스 속보를 시청하던 우리들은 눈을 의심 하여야만 했다. 어찌 이런 일이~ 그 날 그 바다는 2시간도 안되어 우리아이들과 함께 세월호를 삼켜버렸다.
이제 1,313일 만에 마지막 남은 5인의 미수습자 가족들이 첫눈을 맞으며 '아이들을 가슴에 묻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세월호 희생자 마지막 영결식을 치렀다. 말이 1313일이지, 참 긴 시간이 흘렀다. 세월호 이야기만 나오면 김미회 (주)상조24의전 대표는 온몸에 냉기가 돌고 가슴이 시리다. 사고당일 저녁 김미회 대표는 회사의 요청으로 갑작스럽게 세월호 사고 현장에 자원봉사원 자격으로 파견되었다.
2014년 4월16일 20시 김미회 대표는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근무지인 서울에서 밤새 달려 새벽녘에 목포 팽목항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해양경찰 함정에 승선해 약 2시간여를 항해하여 진도 앞바다의 세월호 사고현장에 도착하였다. 해경함정이 사고현장에 도착한 즉시 김미회 대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수습된 우리 아이들이 인양되어 올라오는 그 현장에 민간인 최초 여자 장례지도사로 서게 되었다.
사고대책 반에서 일부 여학생들이 소지품을 두고 사고가 발생하여 신원을 알 수 없었기에 여자 장례지도사로 하여금 수습하게 하기 위하여 김미회 대표를 선발한 것이다. 김 대표가 세월호 사고현장에 서는 순간 만감이 교차하고 억장이 무너졌다.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그들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우리 아들, 딸들은 너무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누워만 있다.
김미회 대표가 해야 할 일은 현장에서 인양된 우리 아이들을 인양순서에 의해 최초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아이들을 수습한 후 사진을 찍어 엄마, 아빠에게 알려 줄 초보적인 일이었다. 비록 눈은 감고 머리 결은 흐트러져 있지만 예쁘고 평온한 모습의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도 못하고 가슴에 통증을 느껴 진통제를 계속 복용하기도 했다.
그래도 ‘마지막 사진일진데 엄마 아빠가 뒤에라도 좋은 모습으로 남길 바라’며 비록 사진이지만 흐트러진 모습으로 가족을 만날까 얼굴도 씻기고 멍든 곳은 메이크업하고 헝클어져 버린 머리는 빗으로 가지런하게 조심스럽게 정리해 주었다. 이렇게 약 3개월여의 봉사활동 기간 동안 180명의 우리 아이들을 가입관하여 안산으로 보냈다.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사진을 보고 '당신들이 뭔데 우리아이 이름을 두고 물건처럼 인양번호를 붙였냐'고 멱살도 잡히고 뺨을 치려고도 하고 욕설을 퍼부어도 그 마음이 그냥 전부 다 이해가 되는 수습현장의 상황이기도 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지난 18일 목포 신 항을 떠나며 “뼈 한 조각이라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선체 수색이 마무리돼가고 있는 지금 비통하고 힘들지만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했다”고 3년 넘었던 기다림의 시간을 정리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은 유해가 담기지 못한 관속에 선체 수색과정에서 발견된 가방과 옷 등 유품들로 대신 채워 장례를 치렀다. 특히 두 아이들 관속에는 각각 교복과 학생증, 운동복이 든 가방과 목걸이 속옷 지갑 등이 담긴 가방을 넣고 장례를 치른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제는 수습자 가족이나 미수습자 가족이나 가슴에 묻고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현실로 살아야 하는 것이 힘들겠지만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족처럼 함께 아파하는 현장 봉사자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힘내시라’고 응원한다.
한편, 김미회 대표는 세월호 현장 봉사활동을 마친 후 다니던 ㈜프리드라이프를 그만두고 그동안 본인이 장례관련 의전서비스 현장에서 얻는 소중한 경험을 발판 삼아 2017년 초 경기도 일산에서 오랜 현장경험의 강정숙 본부장과 함께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조24의전이란 장례의전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상조24의전은 “고객님의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고 가장 힘든 순간에 가족의 마음으로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해 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최고의 장례의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 1월 설립한 올해에만 국내 대형 상조회사를 비롯한 대기업과 공기업, 그리고 특판 업체 등의 장례의전서비스 대행을 매월 100여건씩 완벽하게 치르고 있어 신생 장례의전 전문회사로써 자리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