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최고봉인 아궁 화산이 다시 분화했다. 이에 따라 인근 상공의 항공운항 경보 단계가 최고 단계인 ‘적색’으로 상향되면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고, 수천명의 여행객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26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0분(현지시간) 아궁 화산이 분화해 분화구 상공 4,000m까지 화산재를 뿜었다. 화산재는 현재 바람을 따라 롬복 섬과 플로레스 제도가 있는 동남동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이날 아침에만 세 차례의 분화가 있었다”며 “첫번째와 두번째는 각각 3,000m와 2,000m까지 연기 기둥이 솟았다”고 설명했다.
아궁 화산은 전날 오후 5시에도 분화한 바 있다. 연이은 화산 분화에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는 아궁 화산 인근 상공의 항공운항 경보 단계를 ‘주황색’에서 최고 단계인 ‘적색’으로 한 단계 올렸다.
적색 경보가 내려지면서 일부 항공사들은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을 드나드는 항공편을 자체적으로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여행객들의 불편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수토포 대변인은 “25일 밤 기준으로 발리로 들어오는 국제선 항공편 8편과 발리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편 13편이 취소됐다”며 “이로 인해 약 2,000명의 여행객이 공항에 발이 묶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높이 3,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지난 1963년 대규모 분화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화산 인근 주민 1,10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