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환율시황] 北리스크에도 끄떡없는 원화…원달러환율 연저점 또 갱신

일본 NHK가 29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일본 NHK가 29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달 반 만에 재부상한 북한 리스크도 원화 강세를 누르지 못했다. 북한이 75일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감행한 29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저점을 갈아치우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0전 내린 1,084원에 하락 출발했다. 개장 전 날아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도 금융시장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일부 허용 조치 이후 원화 강세 기대가 확대되면서 급락세로 돌아선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하락 개장 이후 낙폭을 확대하며 1,082원70전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지난 24일 기록한 장중 연저점(1,083원30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북한이 두 달 반 만에 역대 최대 고도로 ICBM 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국내외 금융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와 미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3시17분께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비행거리 약 960여km, 고도 약 4,500km의 ICBM을 발사했다. 지난 9월 15일 이후 75일 만의 미사일 도발인데다 이번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도 역대 가장 긴 1만km 이상이 될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국제금융시장에는 충격이 없었다. 글로벌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 대비 오히려 하락했다. 미국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9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전미주택가격지수도 6.2% 상승하는 등 미국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인덱스가 0.2%가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미국 세제개편안 낙관론 효과에 장중 전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도 일제히 사상 최고치 마감했다. 재부상한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더 컸던 셈이다.


이에 원화에도 최근의 강세를 되돌릴 만큼의 영향은 없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3원에 최종 호가되며 하락 마감했다. 이는 이날 서울외환시장 원달러 현물 환율의 하락 출발로 이어졌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즉각 긴급회의를 개최해 시장 상황을 점검한 후 “북한 미사일 발사의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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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하락 추세자체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원화 강세가 워낙 두드러진데다 지금은 수출업체들이 월말을 맞아 달러 매도 물량을 대거 내놓는 시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둔 경계감도 있다. 30일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회의를 여는 한은은 6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북한 리스크와 금통위 대기,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 속에 1,080원대 중반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5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의 낙폭을 되돌려 1,084원20전에 거래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이상징후 발생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신속·단호히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며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다시 경신한 데 대해서는 “(환율 결정은) 시장에 맡기되 과도한 쏠림현상이 있으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4원11전 내린 971원20전에 거래를 시작한 뒤 971원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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