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서해는 시리지만 찬란한 풍광과 청량한 겨울 바다가 황금빛 일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한다. 때마침 한국관광공사는 서해를 테마로 ‘12월에 걷기 좋은 길’을 선정했다. 주말에 가족·연인과 서해가 선사하는 서정적이고도 낭만적인 풍경을 만끽하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충남 보령시의 삽시도 둘레길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는 숲길이 아름다운 곳이다. 길이는 5㎞에 불과하지만 선착장에서 둘레길 입구까지 가는 섬마을길을 잘 선택하면 예상 밖의 즐거운 섬마을 걷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고즈넉한 숲길에서 만나는 삽시도의 부속섬 면삽지는 통영의 소매물도 등대섬을 연상케 하는 특별한 경관을 보여준다. 물때에 따라 북쪽과 남쪽의 선착장을 번갈아가며 접안하는 삽시도 배편은 하루 세 번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을 오간다.
인천공항에서 멀지 않은 작은 섬 무의도는 세밑을 앞두고 시린 바람이라도 한껏 맞고 싶을 때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다. 무의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지만 서울에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1시간 반이면 당도해 한나절 걷기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이와 함께 인천에는 ‘삼형제섬’이라는 이름이 예쁜 명소도 있다. 삼형제섬은 영종도 삼목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 신도·시도·모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총 9.5㎞의 길로 낙엽이 수북이 쌓인 신도의 구봉산 둘레길, 시도의 방조제를 따라 난 해안선과 소나무숲 길, 모도의 황금벌판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방조제를 따라 조성된 겨울 해당화 길도 곱다.
전남 신안군에는 ‘천년의 숲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증도모실길 3코스가 있다. 천년의 숲길은 순비기전시관에서 짱뚱어다리를 건너 신안갯벌센터에 도착하는 약 4.6㎞의 코스를 일컫는다. 순비기전시관은 이 지역 특산물인 소금과 먹을거리, 천연염색 제품 등을 파는 곳이다. 갯벌에서 노니는 작은 게들, 널찍이 펼쳐진 백사장 등 천년의 숲길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지는 멋진 풍광이 즐비하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