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침묵 깬 北 신형 ICBM 도발]"초대형 중량급 탄두 장착 가능"…조만간 ICBM 전력화 선언할 듯

北 미사일 기술 어디까지

화성-15형 첫 시험발사 성공

최대고각 950㎞ 53분간 비행

2단엔진은 신형으로 교체한 듯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불분명

평양 시민들이 29일 북한 조선중앙TV의 리춘희 아나운서가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듣고 있다(왼쪽 사진)./연합뉴스평양 시민들이 29일 북한 조선중앙TV의 리춘희 아나운서가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듣고 있다(왼쪽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직후 우리 육군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직후 우리 육군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새벽에 기습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5형’은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 정도로 역대 최대 사거리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화성-14형’의 엔진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미사일은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정거리가 최대 1만3,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전력화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지난 7월4일과 28일 각각 발사한 화성-14형의 업그레이드 버전일 것으로 추정했다. 화성-14형의 엔진을 일부 개량해 추력을 키워 적어도 500∼600㎏가량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도록 개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2단 추진체로 구성된 화성-15형은 기존 화성-14형의 2단 추진체 엔진을 통째로 바꿨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화성-15형은 화성-14형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며 “1단은 화성-14형에 사용된 백두산 엔진을 이용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2단 엔진은 신형으로 교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화성-15형은 기존의 화성-14형보다 전술기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한 무기체계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고각 발사로 최대고도 4,500여㎞까지 상승했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소 9,000㎞에서 최대 1만3,000㎞를 비행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미국 서부연안은 물론 백악관이 위치한 동부의 워싱턴DC까지도 타격할 수 있는 비행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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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화성-15형이 북한의 주장대로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만큼의 성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는 전문가들이 많다. 표준적인 핵탄두 무게는 500∼600㎏인데 1,000㎏가량의 중량을 가진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는 “북한이 주장한 대로 기술적 제원과 특성이 향상됐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정상 각도로 실제 사격을 해봐야 한다”며 “고각 발사로는 기술 입증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성능이 개선됐을 것으로 보이는 화성-15형의 2단 엔진이 액체형 또는 고체형인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올해 들어 실시한 로켓 엔진 시험을 모두 액체형 엔진 시험장에서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액체 엔진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체 엔진으로 개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존 화성-14형보다 탄두가 커졌고 길이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ICBM의 최대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6,000∼7,000도에 이르는 고열로부터 핵탄두를 보호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성공적으로 결합할 때 사실상 핵탄두 운반체계를 완성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군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ICBM을 개발하는 과정을 볼 때 현재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전히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면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선전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이날 발표한 정부 성명에서 대기권 재진입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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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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