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겨울철 건강 챙기기] 약품원료로 기능성 화장품을…'제약사의 외도' 전성시대

<만개하는 코스메슈티컬시장>

효능·안전성 입증된 의약품 성분 활용

마데카크림·엘라비에 등 소비자 유혹

TV홈쇼핑 등 진출 유통채널도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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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화장품 시장에서 잇따라 뛰어들며 국내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시장이 만개하고 있다. 제약 기업들은 의약품 연구개발·생산 등을 통해 축적된 기술 경쟁력과 차별화된 품질력, 기발한 아이디어 등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이다.


제약 기업들이 만드는 화장품 제품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역시 성분이다. 최근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들이 자체 개발해 내놓는 화장품을 보면 자사의 대표 의약품 성분을 적극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성분은 이미 까다로운 보건 당국으로부터 효능과 안전성을 톡톡히 입증받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다. 비슷한 가격대의 브랜드 제품에 비해 더 많고 다양한 유효성분을 담고 있어 실속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의약품을 제조·판매해온 제약사들의 경우 마케팅이나 패키지 디자인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에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많다”며 “실속과 기능을 중시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상처 치료 연고로 유명한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를 활용한 동국제약의 ‘마데카크림’이다. ‘마데카크림’은 국민 연고로 불리던 마데카솔의 상처 치료 효능을 잘 알던 소비자들로부터 열띤 호응을 얻은 끝에 현재 연매출 400억원의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휴메딕스의 화장품 브랜드 ‘엘라비에’도 회사가 기존에 판매하던 히알루론산 필러 제품 ‘엘라비에’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휴메딕스는 주사로 피부에 직접 주입해도 될 정도로 안전한 히알루론산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과 고순도·고농축 원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 등을 접목, 고순도 히알루론산 코스메슈티컬 제품 개발에 착수했고 올 상반기 브랜드를 선보였다. 회사는 의약품 수준의 무균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고기능성 앰플 3종 제품과 자사 필러에 사용되는 고순도 히알루론산 등을 적용한 프리미엄 마스크팩, 수분과 미백 기능을 함께 담은 톤업크림 등을 속속 선보이며 제품 구성을 다양화하는 한편 TV홈쇼핑 등을 통해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며 종합 코스메슈티컬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3015A29 국내 기능성 화장품



몸에 좋은 성분을 발견해 화장품에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요즘은 제약 업계가 한 발 빠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는 최근 인체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유익한 미생물을 뜻하는 ‘프로바이오틱스’에 주목, 랑콤·라메르 등 명품 화장품 회사를 중심으로 ‘바르는 유산균’ 화장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으로 손꼽히는 쎌바이오텍·일동제약 등이 앞다퉈 화장품 산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22년간 프로바이오틱스를 연구·생산·판매해온 쎌바이오텍은 프로바이오틱스 발효물을 활용해 균형 잡힌 피부 균총 조성을 도와주는 신개념 화장품 ‘락토클리어’를 최근 출시했다. 일동제약은 자사의 유산균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더마바이오틱스 조성물을 활용해 미백·탄력 개선과 피부 진정에 도움을 주는 발효 유산균 마스크 ‘퍼스트랩 프로바이오틱 마스크’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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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화장품 기업들이 쉽게 흉내 내지 못할 차별화된 기술력도 눈길을 끈다. 예컨대 종근당이 화장품 제품으로는 처음 선보인 ‘비타브리드’의 경우 비타민C 성분을 피부 속에서 12시간까지 지속할 수 있는 기술력을 통해 주성분을 생산하고 이를 화장품에 적용한 제품이다. 세포 치료제 전문기업 테고사이언스 역시 국내 최초로 개발된 동종 유래 피부줄기세포 화상 환자 치료제인 ‘칼로덤’의 핵심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화장품 라인 ‘액트 원 씬 파이브’를 론칭했다. 피부 미백 및 탄력 개선에 효능이 있는 인체 케라틴 세포배양액, 세포추출물이나 성장인자 같은 기능성 물질을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것은 물론 유효성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코튼캔디 제형 등 다양한 특허 기술이 회사의 제품에 아낌없이 활용됐다.

이 밖에도 유수 제약 기업들이 화장품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국내 코슈메슈티컬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 업계 1위 유한양행은 지난 5월 사내 미래전략실의 뷰티신사업팀을 독립,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했다. 첫 제품으로는 유아용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르면 다음달 중 출시된다. 국내 최장수 제약 기업 동화약품 역시 바이오벤처 강스템바이오텍과 손잡고 줄기세포 화장품 브랜드 ‘배네스템’을 론칭한 상태다. 아선약·진피·후박·현호색 등 동화약품의 스테디셀러 ‘활명수’를 구성하는 주요 생약 성분을 활용해 미백·주름 개선에 효능을 보이는 줄기세포 유래 화장품을 만들 계획이다.

한편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기능성 화장품의 총생산액은 4조4,439억원으로 2015년(3조8,559억원) 대비 15.25%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평균 2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 시장 규모 역시 2012년 350억달러에서 연평균 5% 이상씩 성장해 올해 4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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