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채용-운용사 취업 노린다면] "업력·실력이 중요"...나만의 투자스토리 갖춰라

꾸준히 주식 트랙레코드 쌓고

투자계획서·일기 쓰면 좋아

신문 읽으며 경제동향 파악 습관도

헤지펀드시장 팽창하며 채용 늘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에서‘2017헤지펀드CONCER’를 개최했다. 헤지펀드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운용업계의 임직원 수는 1년 사이 1,200여명이 증가하는 등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이 자리에도 2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려 펀드매니저를 목표로 한 취업준비생들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헤지펀드CONCER’에 참석한 대학생이 황성환 타임폴리오운용 대표에게 취업과 관련 질문하고 있다. /사진=송종호 기자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에서‘2017헤지펀드CONCER’를 개최했다. 헤지펀드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운용업계의 임직원 수는 1년 사이 1,200여명이 증가하는 등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이 자리에도 2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려 펀드매니저를 목표로 한 취업준비생들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헤지펀드CONCER’에 참석한 대학생이 황성환 타임폴리오운용 대표에게 취업과 관련 질문하고 있다. /사진=송종호 기자




‘펀드매니저’


운용사나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가나 자산을 불리려는 개인투자가에게 최대한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투자전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계획을 세워 운용하는 사람.

학문적 정의를 빌려도 알듯 모를듯한 이 직업을 전 국민이 이해하는 데는 영화의 힘이 컸다. 지난해 누적 관객 1,000만을 돌파했던 ‘부산행’의 배우 공유(석우 역)가 영화 속에서 열연한 직업이 펀드매니저다. 영화 속 공유는 아이에게조차 시간을 내지 못할 정도로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더 안타까운 점은 부산행에서 그려진 그들의 이미지다. 극 중에 펀드매니저는 마동석(상화 역)이 “개미핥기네. 개미(개인투자자)들 피 빨아먹는 XX들…”이라는 대사를 내뱉으며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봉만 높고 부정적인 인물로 그려지곤 하지만 현실에서 펀드매니저는 자신의 이익만 취하는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오전 6시 전후로 하루를 시작하는 펀드매니저들의 일상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증시 상황과 신문에 나오는 뉴스를 챙기는 것부터다. 국내 주식시장이 개장하는 9시 전까지 회의를 하고 애널리스트들이 쏟아낸 보고서를 선별해 확인한다. 투자한 회사와 투자실행 전 회사의 현장을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영 효율성 등을 기업에 주문하게 된다.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해주고 투자자에게는 합당한 수익을 챙겨 자본시장의 사실상 막후 실력자로 능력을 발휘한다.


그만큼 업력과 실력을 겸비하지 않고서는 기업도 투자자도 설득하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운용사나 연기금·공제회에서 펀드매니저, 즉 운용역으로 일할 기회는 일반 취업준비생에게는 낯설었다. 운용사와 연기금에서도 신입 직원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실제 채용도 경력 위주로 공고가 나와 정작 운용사에 입사해도 처음부터 펀드매니저 명함을 받는 사례는 이례적으로 취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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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에서‘2017헤지펀드CONCER’를 개최했다. 이날 황성환 타임폴리오운용 대표와 원종준 라임운용 대표, 위윤덕 DS운용 대표는 운용업 성장가능성과 헤지펀드의 역할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헤지펀드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운용업계의 임직원 수는 1년 사이 1,200여명이 증가하는 등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이 자리에도 2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려 펀드매니저를 목표로 한 취업준비생들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에서‘2017헤지펀드CONCER’를 개최했다. 이날 황성환 타임폴리오운용 대표와 원종준 라임운용 대표, 위윤덕 DS운용 대표는 운용업 성장가능성과 헤지펀드의 역할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헤지펀드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운용업계의 임직원 수는 1년 사이 1,200여명이 증가하는 등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이 자리에도 2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려 펀드매니저를 목표로 한 취업준비생들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그런데도 과거와 달리 ‘펀드매니저’를 목표로 한 취업준비생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헤지펀드콘서트’에 참석한 한 대학생은 “투자계획서를 만들어 투자자를 모집한 적이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지만 꾸준히 개인 주식 트랙레코드(실적)를 쌓아 훗날 100년 역사를 이어갈 자산운용사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2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렸다. 과거 대학생모의주식투자대회나 주식동아리에 들어가 주식에 열중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집합투자계획서를 만들고 일종의 자기 실적을 꾸준히 쌓아 입사를 지원하기도 한다.

자문사에서 운용사 전환 후 지난 9월 첫 신입 공채를 열었던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경쟁률이 수백대 1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운용 대표는 “자격증, 영어성적 등의 스펙이 아무리 좋아도 꾸준히 자기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나름의 자기 투자 색깔과 스토리를 가진 지원자에게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운용역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소액으로나마 가치투자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트랙레코드를 나름대로 준비해야 한다”며 “꾸준하게 투자일기를 적어두고 스토리를 만드는 게 운용역으로서 자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처럼 증권투자상담사와 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을 따고 경험삼아 주식투자를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이다.

운용업계의 채용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도 취업준비생들이 구체적으로 펀드매니저를 꿈꿀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운용업계 임직원 수는 1년 사이에 1,200여명이 늘어났다. 황 대표는 “국내 헤지펀드운용사가 100개를 넘어섰고, 현재 등록 대기중인 운용사만도 100개 가량”이라며 “일자리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헤지펀드는 2011년 출범 이후 4년 동안 46개 펀드 설정에 그쳤지만 올해만 400개가 넘는 펀드가 새로 생겼다. 지난 2015년 헤지펀드운용사 설립요건이 자본금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완화되고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며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증권사 ‘인하우스(In-house)’ 헤지펀드가 출시되면서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주식 시장의 호황 속에 기존 종합운용사의 실적 향상도 운용역 진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키움자산운용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대졸 신입직원 공채에 나섰고, 금융투자협회 채용안내 게시판에는 꾸준히 운용역을 비롯해 각 부문별 직원모집공고가 올라오고 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용 대표는 “글로벌산업동향과 국내외 정치·경제 뉴스를 챙기는 습관도 운용역에게는 중요한 실력이 된다”며 “인터넷뉴스보다 지면의 편집을 통해 중요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면신문을 읽어 산업동향을 익히는 것도 운용사 취업에 유리한 방법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증권과 보험, 은행 등 다른 금융업의 임직원 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지만 자산운용사는 금융업 중에서 유일하게 임직원 수가 늘고 있다”며 “신입채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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