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3일 ‘해외 경제 포커스’에 게재한 최근 국제유가 상승 배경 및 전망 자료에서 유가 변동폭을 제한하는 ‘셰일오일 밴드 효과’가 작동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국제유가가 셰일오일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는 일정 구간(브렌트유 기준 45~60달러)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이다. 유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셰일오일의 판매·생산량이 늘며 유가가 더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영국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6월21일 저점에서 최근 63달러대까지 약 5개월간 40% 넘게 뛰었다. 브렌트유가 6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두바이유도 7월 평균 47.6달러에서 11월 60.6달러로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셰일오일 증산이 가시화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달 미 셰일오일 생산량을 지난달보다 하루 평균 8만배럴 증가한 617만4,000배럴로 예측했다. 최근 미국에서 30일 안에 셰일오일을 생산할 수 있는 미완결 유정이 늘며 증산 여력이 크게 확대됐고 셰일오일 생산량을 6개월 앞서 전망할 수 있는 시추기 수도 지난달 들어 증가로 돌아서며 점차 셰일오일 생산량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세계 원유 수요 증대와 주요 산유국 감산 합의 연장 가능성, 산유국 정정불안, 미국 송유관 누출 사고 등은 유가 상승 요인이지만 이 같은 셰일오일 증산이 추가 상승을 막을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내년 국제유가 전망치 평균으로 56.3달러를 제시했다.
김지은 한은 조사역은 “다만 이란 경제제재 재개나 베네수엘라 전면 디폴트(채무불이행) 등이 발생하면 원유 수급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