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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아시아 민자발전 공략 물꼬 텄다

1.6조 파키스탄 수력발전 따내

中 독점 민자발전사업권 첫 수주

국내 업체 추가진출 토대 마련

이란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 등

해외서 개발형 사업 3건 확보도

SK건설이 중국 건설업체들이 독식해온 아시아 대형 민자발전사업권을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따냈다. SK건설은 545㎿ 규모의 총사업비 14억4,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짜리 초대형 수력 민자발전사업권을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수력발전소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 340㎞ 떨어진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州) 칸디아강 유역에 건설될 예정으로 민간업체가 30년간 운영한 후 정부에 이관하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의 개발형 사업이다. 이번에 SK건설이 해당 개발사업권을 보유한 칸디아하이드로파워사(社) 지분 89%를 현지 에너지 업체인 ATL사로부터 인수하면서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로써 SK건설은 11억2,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발전소 시공권도 확보하게 됐으며 완공 후에는 운영도 담당하게 된다. 공사기간은 60개월이며 오는 2025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권 확보는 금융조달 능력을 앞세워 중국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동남아 대형 민자발전소 개발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력발전에 유리한 지형인 파키스탄에서는 전력판매 정부 보증, 투자수익률 보장 등 외국 기업의 민자발전사업 투자 유치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민자발전사업이 활성화돼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미 진출한 바 있으나 규모가 100㎿ 규모대에 그쳤다. 방성종 SK건설 PPP프로그램담당 실장은 “중국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500㎿ 규모 이상의 초대형 수력발전 시장에 한국 건설사가 진출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향후 국내 업체의 추가 사업진출에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해외 건설 시장에서 도급 공사발주가 감소하고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투자형 개발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투자형 개발사업은 건설사가 직접 발전소·기반시설(SOC) 등 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금융조달·시공 등을 책임지며 운영이나 지분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환수하는 방식이다. SK건설이 가장 공격적으로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림산업도 진출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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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은 이번 건을 포함, 올해만도 개발형 사업 3건을 수주했다. SK건설은 3월 벨기에 유니트그룹이 설립한 유니트인터내셔널에너지 주식 30%를 사들여 이 회사가 확보한 4조1,000억원 규모의 이란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권을 공동 확보했다. 또 같은 달 대림산업과 SK건설 컨소시엄은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민간개발 프로젝트의 사업권을 따냈다.

다만 투자형 개발사업은 수익구조를 직접 짜고 금융조달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실제 사업 착수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은 “투자형 개발사업은 단순 사업발주가 줄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진 분야”라며 “다만 사업권 확보와 실제 사업 시행을 통한 수익 환수시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키스탄 수력발전소 개발사업 역시 사업 초기 단계로 향후 전력구매 계약, 금융조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SK건설 관계자는 “친환경 고품질의 발전소를 지어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며 “SK건설의 개발형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민자발전사업 기회가 풍부한 파키스탄에서 추가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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