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개인의 대체투자 위험

정삼영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금융대학원장



최근 국내외 부동산투자를 위한 공모펀드나 한국형 헤지펀드라 불리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대한 재간접펀드 등 개인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대체투자의 문이 넓어지고 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처였던 부동산 가격상승의 기대가 꺾이며 풍부해진 유동성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다. 또 정부의 사모시장 규제 완화와 함께 운용사 수가 증가하고 투자상품 개발이 보다 용이해지면서 유동성을 수용할 수 있는 공급까지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시장참여자의 증가는 한편으로는 시장 효율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우리의 금융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매우 바람직하다. 미국을 포함한 금융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개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태의 사모 대체투자가 리츠 등을 통해서 활성화돼 있다.

다만 개인들의 대체투자 위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체투자는 말 그대로 전통투자자산의 전략과 다르고 그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아 그동안 체계적으로 축적되고 투자자에게 공개된 정보가 부족하다. 국내 시장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상당한 운용시스템을 갖춘 국내 기관투자가들조차도 대체투자에 발을 들여놓은 지 10년도 채 안 된 경우가 많다. 다행히 기관투자가들은 그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명분과 지속된 자금유입 등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면서 대체투자비중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그려왔다. 최근에는 투자에 자신이 생기면서 해외 유명 도시의 랜드마크 부동산을 매입하는 펀드도 소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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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는 통상 4~6주가 걸린다. 대체투자의 성격상 개별상품의 설명서를 이해하고 추가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들이다. 판매사를 건너뛰고 직접 상품을 만든 운용사와 밀착해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부 승인절차를 거쳐 투자를 결정한다. 이처럼 기관투자가들도 조심스레 다루고 있는 대체투자 상품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소개되고 투자됐을 때 합리적인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경험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국내 대체투자시장은 역사가 짧은 만큼 상품을 만드는 운용사와 투자자에 그 상품을 설명하는 판매사의 경험도 아직 미흡하기만 하다.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도 공모상품에 맞도록 계속 보완돼야 한다. 대체투자의 기본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판매사들이 구사하는 몇몇 마케팅 용어에 현혹돼 투자 결정을 내린다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금융위기 이전에 다수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사모 펀드 투자로 손실을 입었던 것처럼 개인투자자들도 원인을 이해도 못하는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투자자들의 대체투자 시장참여가 연착륙되기 위해서는 투자 인프라와 참여자의 수준이 성숙단계에 이를 때까지 최대한으로 신중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대체투자 상품을 이해할 수 있는 양질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기회를 확대하고 관리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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