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디자인 입은 'IoT식물재배기' 잘 나가네

리비노, '룰루팟' 투박한 외관 탈피

원통형으로 소비자 편의성 높여

세비앙, 샤워기에 인테리어 접목

B2C 공략 새 브랜드 출시 나서

디자인진흥원 컨설팅지원 큰도움

'2018 혁신기업' 15일까지 모집

리비노가 개발한 스마트 식물재배기 ‘룰루팟’이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의 디자인컨설팅을 받기 전(왼쪽)과 받은 후 모습. 세련되면서도 사용자 친화적으로 달라진 모습이 대비된다./사진제공=리비노리비노가 개발한 스마트 식물재배기 ‘룰루팟’이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의 디자인컨설팅을 받기 전(왼쪽)과 받은 후 모습. 세련되면서도 사용자 친화적으로 달라진 모습이 대비된다./사진제공=리비노




올해 3월 설립된 리비노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탑재해 어디에서나 손쉽게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식물재배기 ‘룰루팟(Lulupot)’을 개발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댄 덕분에 제품 개발은 어렵지 않았지만 디자인이 문제였다.


생산 단가를 낮추면서도 소비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디자인 방법을 고민하던 장봉수 리비노 대표는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의 디자인컨설팅지원사업을 알게 돼 신청했다. 이 회사는 디자인컨설턴트 기업의 도움을 받아 제품개발의 전 주기에 디자인적 사고를 녹여냈다. IoT 기기라는 제품의 본질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하고, 상품 자체보다 사용자가 누리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네모판의 검정색 재배기는 세련된 원통 디자인에 하얀색을 입혀 새롭게 태어났다.

장 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에 들어가 판매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올해 창업한 신생기업이 디자인컨설팅 지원을 받아 보유 기술에 디자인을 입혀 상품화하는데 성공했고 현재 일부 대기업의 구내 식당에 제품이 들어가기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리비노의 사례처럼 디자인이 상품 외관의 스타일링을 넘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다이슨 등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디자이너를 주요 임원으로 영입하고 상품 기획 과정에 디자인을 활용한다. 올해부터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성장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경영 전반에 디자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욕실용품 전문기업 세비앙의 샤워기와 선반 세트 모습. 독특하면서도 깔끔한 샤워기의 디자인이 눈에 띈다./사진제공=세비앙욕실용품 전문기업 세비앙의 샤워기와 선반 세트 모습. 독특하면서도 깔끔한 샤워기의 디자인이 눈에 띈다./사진제공=세비앙



욕실용품 전문기업 세비앙도 지난 2004년 디자인경영을 선언한 후 꾸준한 디자인 혁신을 기반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샤워기 제품 최초로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인 독일 IF디자인상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메이저 건설사에 샤워기 100만대를 납품하는 세비앙은 113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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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저가 중국산 욕실제품이 난립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류인식 세비앙 대표는 디자인진흥원의 컨설팅사업 지원을 받아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꾀하고 있다. 기존의 기업 간 거래(B2B) 방식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전환한 것. 단순 건축자재인 샤워기를 욕실 공간의 주요 인테리어 요소로 바꾸고 생활 속의 디자인 오브제로 변모시키는 방향으로 컨설팅이 이뤄졌다. 류 대표는 “다양한 색깔의 샤워기를 론칭해 새로운 욕실 문화를 열어갈 계획”이라며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세비앙만의 제품 철학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설팅 결과를 반영한 제품은 내년 3월 중 새로운 브랜드로 출시될 예정이다.

디자인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디자인컨설팅은 단순 지식과 콘텐츠 제공을 넘어 디자인적 사고를 기반으로 기업의 입장에서 목표와 성장방향을 잡는다. 컨설팅 대상 업체들의 만족도가 높은 비결이다. 특히 상품기획부터 개발까지 프로세스별 전문가로 구성된 디자인컨설팅단을 투입해 업체의 현황을 진단한 후 가장 시급한 분야부터 차례로 개선한다.

박한출 디자인전략연구소 본부장은 “대부분의 성장 유망한 중소기업들은 이미 많은 핵심정보와 기술을 가지고 있으나 이것들을 기업성장에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 방안 마련이 부족한 것”이라며 “디자인을 활용한 기업경영이야말로 기업 내부의 잠재력을 발휘해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성장 발판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 디자인컨설팅을 지원할 ‘2018 디자인혁신기업’을 15일까지 모집한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2020년까지 디자인을 통한 혁신 가능성이 높은 성장 유망기업 100개를 선정해 중·장기 패키지로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며 “디자인 연구개발비뿐만 아니라 인력, 정보, 기타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관심 있는 기업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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