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이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가 전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양자 구도가 될 전망이다. 현재 전직에서는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이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내에서는 증권사 장수 CEO이자 은행권과 증권업계 동시에 신망이 두터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이 금투협회장 차기 회장 선거에 지원하기로 했다. 현직 사장으로는 첫 출마 선언을 한 권 사장은 기술 관료출신이다. 황영기 회장이 현 정부와 ‘결이 다르다’는 이유로 연임을 포기한 만큼 관료출신인 권 사장이 4차산업관련 금융지원을 최우선하고 있는 현 금융당국과 코드를 맞추는데 유리하지 않겠냐는 평가가 나온다. 61년생인 권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기술고시를 통해 통상산업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1988년 산업기술정책과 과장으로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에 대해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2000년 IT 기업인 다우기술의 경영진으로 합류했고 창업투자사인 키움인베스트먼트를 거쳐 키움증권(039490)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권 사장은 키움증권 취임 후 공학도와 기술관료의 경험을 살려 키움증권을 온라인증권사 톱으로 올려놓았다.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은 황 회장 연임 포기 이전부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한 증권사 CEO는 “업계에서는 두루 증권사 CEO를 거친 정 사장에 대한 호감이 높은 편”이라며 “대형사CEO를 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회원사들의 지지를 폭넓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56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흥국증권과 옛 NH농협증권, 아이엠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 CEO를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3대 금투협회장 선거에도 출마선언을 했지만 준비부족으로 출마를 접어야 했던 경험이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주요 임원들 사이에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대한 기대을 버리지 않고 있다. 업계 한 임원은 “증권, 운용사 등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직으로 경험이 많은 CEO가 금투협을 이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금투협회장 선거는 이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확정해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2주 안으로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시행하고 2~3명의 최종 후보자를 추려 1월말 께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원사 투표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4일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