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술성장 기업 순위에서 한국 기업이 밀려난 자리를 중국 기업이 장악한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은 이날 2017 아태 고속성장 500대 기술기업 중 1위는 중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기업인 우한 더우위 네트워크 테크놀로지가 선정되는 등 중국 기업이 상위 10위 중 5개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중 네 곳은 구직 서비스 소프트웨어 기업인 하이업 등 호주 기업이 이름을 올렸고, 소프트웨어 업체인 이지스 테크놀로지 등 대만 기업 한 곳이 뒤를 이었다.
딜로이트가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3년간 고속성장한 기술기업을 꼽는 것으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클린 테크놀로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생명과학 기업이 포함된다.
우한 더우위 네트워크 테크놀로지는 3년간 매출이 7만 776%가 성장하며 딜로이트가 역대 발표한 기업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텐센트 홀딩스의 지원을 받아 게임전용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인 두어티비닷컴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마존의 트위치와 비교되기도 한다.
중국은 500개 중 119개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199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고 중국 기업은 이에 맞춰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전자상거래, 핀테크 등 저렴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딜로이트는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2014년에 다음카카오가, 2015년은 데브시스터즈가 1위 자리에 앉은 이후 지난해는 중국 기업에 1위를 내줬고 올해는 아예 10위권 안에 한 곳도 들지 못했다. 그나마 13위에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아이씨디가 올랐고, 스마트폰 부품사 유티아이(179900)가 20위를 기록했다.
딜로이트 안진그룹 TMT(Technology, Media and Telecommunications) 리더인 정성일 부사장은 “고속성장 기업은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를 구축해 가는데, 한국기업들이 어느 순간 순위에서 사라지는 걸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면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력과 역량을 시장에서 인정 받고 있는 중견기업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 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