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를 휩쓴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한국 등 아시아 개인투자자 수백만명으로부터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거래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 비트코인 거래의 중심이 동양에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시작해 올 초 일본으로 갔다가 최근 한국이 ‘핫스팟’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WSJ은 미국 개인 투자자가 상승장 막판에 뛰어든 1990년대 말 IT 버블 등 과거 금융 광풍과 달리 올해 비트코인의 폭등은 개인 투자자들이 먼저 불을 지폈다고 전했다. 리서치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당국 단속이 개시되기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한국과 일본, 베트남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5분의 1에 불과했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힐스에 따르면 인구 5,100만명 한국이 지난주 한때 비트코인 거래량의 25%를 차지하며 인구 3억2,300만명인 미국을 앞질렀다.
한국 내 비트코인 매수 열풍으로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이 외국 거래소의 가격보다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 미국 대형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주 비트코인 가격이 처음으로 1만7,000 달러(약 1,857만 원)를 돌파했을 때 한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는 거의 2만5,000달러(약 2,731만원)에 육박했으며 코인원과 코빗에서도 2만달러를 넘어섰다.
WSJ은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결제 세상에서 성장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인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개념을 더 편안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시아 내 비트코인 열풍은 당국과 정치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홍콩 당국은 11일 오후 일부 불법 가상화폐 거래소가 불법적으로 선물 거래와 가상화폐 연계 투자 상품을 제공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판궁성(潘功勝)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장 겸 인민은행(중앙은행) 부행장도 이달 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강둑에서 비트코인을 지켜보는 것”이라며 “어느날 비트코인 시체가 당신 앞에 떠내려가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인턴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