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역경제 살리는 스웨덴 대학] 지역 R&D센터 역할 맡아...산학연 네트워크 촉매제로

말뫼大 '밍크센터' 6만개 고용창출

룬드大 등이 주도한 '메디콘밸리'는

유럽 최대 생명과학 클러스터 도약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스웨덴 제3의 도시로 위세를 떨쳤던 말뫼시는 1970년대 들어 주력업종이던 조선업이 쇠퇴하며 극심한 경제 침체를 겪었다. 특히 1987년 말뫼시의 아이콘과 같았던 코쿰스 조선소가 문을 닫고 1990년대 초에는 설상가상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 위기까지 겹치며 말뫼시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다. 그 결과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제조업 취업자 수가 2만8,000여 명 줄어들었고, 말뫼시 일자리는 25% 이상 사라졌다.

첨단산업으로 재편을 꿈꾸던 스코네주와 말뫼시는 오랜 논의 끝에 새로운 돌파구를 바이오, IT,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찾기로 결정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과 기술을 위해 버려진 코쿰스 조선소 부지에 말뫼대학을 신설한다. 말뫼대학은 5개 단과대학(기술과 사회, 문화와 사회, 교육과 사회, 보건과 사회, 치의학)으로 구성됐으며 약 2만5,000명의 학부생과 220여명의 박사과정생, 85명의 정교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학은 교육에 주력하면서도 연구개발과 박사 배출 기능을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지역 연구 센터 역할을 하는 말뫼대학은 시 주도의 산학연 네트워크 활성화에 촉매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청년층 유입을 촉진해 지역 내 창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말뫼대학과 기업들 간의 산학협력과 신생기업 창출을 지원하는 ‘밍크(MINC)’ 등 다양한 대학 주도 인큐베이터가 대표적 사례다. 밍크는 말뫼시 예산 50%와 중앙정부, 유럽지역개발기금 및 기업의 투자기금 50%로 설립됐다.


과거 조선소 작업장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밍크 센터에는 현재 500여개 스타트업 그룹과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여기서만 그동안 6만 개 가까운 일자리가 창출됐다. 현재 말뫼의 실업률은 6~7%대까지 떨어졌고, 인구 절반이 35세 미만인 스웨덴 ‘최연소 도시’로 거듭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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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학이 지역 혁신을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사례는 북유럽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룬드 및 코펜하겐대학 등이 주도한 메디콘밸리가 좋은 사례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해 스웨덴을 잇는 외레순 대교를 지나 스웨덴 말뫼, 룬드 지역까지 이어지는 이 지역은 두 국가의 400여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기업과 수십개 병원,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유럽 최대 ‘생명과학 클러스터’다. 이 곳에는 기술이전과 학내 창업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는 룬드대를 비롯해 대학과 각종 연구 및 사업 협력을 문의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루이스 위비 룬드대 혁신 디렉터는 “대학은 메디콘밸리에 혁신과 새로운 기업체를 공급하는 젖줄”이라며 “최근에는 단순 기술 협력을 넘어 대학이 직접 바이오 기반의 스타트업을 만드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룬드 대학 역시 최근 직접 투자하는 기업 중 절반은 생명 공학 관련 기업일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한 협력은 앞으로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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