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14일 도내 화장품 기업 협의체 회원사 50곳 가운데 22곳과 고용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날 고용협약을 맺은 기업들은 내년 2월까지 청년과 여성 50명을 주 4일 근무 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이들의 연봉은 주 5일 일하는 사람보다 20%가량 적은 수준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주 5일 근무제를 채택하면 30명가량을 새로 뽑을 수 있지만 주 4일 근무제를 적용하면 20명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기업들은 내년 하반기에도 주 4일 근무 직원 60명을 뽑을 방침이다.
주 4일 근무제는 일주일에 나흘 출근해 하루 8시간, 총 32시간 일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지난 2015년 기준 일본은 전체 기업의 8%가량이 주 4일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보편적이지 않다. 한국에는 수년 전부터 정보기술(IT)·여행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상당수 근로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되면 근로시간 양극화는 더 심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근로자의 지난해 기준 연평균 근로시간은 2,069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2,255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 출연·출자기관 중 하나인 경북테크노파크는 7월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주 4일 근무제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 등도 주 4일 근무제 직원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전국에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민간기업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같은 업종의 협의체가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주 4일 근무제에 동참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