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자국 축구대표팀이 7년7개월 만에 1대 4로 대패하자 일본 언론이 충격에 빠졌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일본 축구대표팀이 전날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옛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한국에 1대 4로 역전패한 결과를 두고 ‘일본, 4실점 완패’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이 대회 최종일 한국과의 경기에서 1-4로 역전패해 2승 1패, 2위로 대회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제에 ‘2010년 이후 7년 만의 굴욕적인 패배’라며 일본 언론이 느끼는 충격을 그대로 전했다.
일본 언론이 느끼는 충격은 대단했다. 일본은 이 경기 전까지 한국에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행진을 달리고 있었고, 이 대회에서도 중국과 북한을 꺾고 2연승을 기록해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한국과의 최종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고도 전반에 3골, 후반에 1골을 헌납하며 한국에 1대 4로 무릎을 꿇었다. 게다가 한일전에서 일본이 세 골 차로 진 건 1982년 한일 정기전 0-3 패배 이후 35년 만이라서 완패의 충격이 컸다.
이번 한일전 대패로 인해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에 대한 언론과 축구팬들의 시선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일본 축구 전문지 사커다이제스트는 “내용과 결과 모두 충격적”이라면서 “호지치 감독에게 게속 지휘봉을 맡겨도 될지 의문”이라며 칼날을 세웠다. 또한 한일전 패배 직후 일부 관중들로부터 ‘물러나라’는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경기 후 남긴 평도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경기 직후 “한국이 일본보다 우위였다. 힘과 기술,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이 정말 놀라웠다. 매우 높은 수준의 경기능력을 보여줬다”며 한국 축구를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이 발언을 두고 일본의 저명한 축구 해설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세르지오 에치고는 “보통 경기에 지면 오늘은 좋은 날이 아니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게 보통인데, 경기 전부터 한국이 일본보다 강하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그 순간부터 팀을 지휘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