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빠르게 식으면서 코스닥 시장 공매도 거래량이 연말로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바이오 이후 뚜렷한 주도 업종이 끊긴 상황에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포지션을 취하며 공매도를 늘렸고 개미들은 가상화폐 등 테마주 투자로 단타에 치중하고 있어 코스닥 시장의 부진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7%(1.32포인트) 하락한 770.5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4일 장중 803.74까지 오르면서 약 10년 만에 장중 800선을 넘겼지만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상승세는 완전히 꺾였다. 이달 들어 12거래일 중 4거래일을 제외하면 모든 기간 지수가 하락하면서 코스닥 시장은 부진한 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코스닥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자 연말 공매도 거래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일일 평균 공매도 거래량은 776만7,760주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연중 최고치인 1,002만5,984주를 찍은 후 이달 12일 996만 5,098주, 14일 958만 8,957주를 기록해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629만5,683주였던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공매도 거래량이 많지 않았던 연초(1~3월, 467만 1,831주)와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반기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침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지수가 올랐지만 정책 발표가 내년으로 미뤄지는 등 시장에 악재가 나타나자 공매도 거래를 주로 하는 외국인·기관이 거래량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공매도 외에도 이달 들어 15일까지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419억원을 팔고 외국인은 276억원을 사는 데 그치는 등 부정적인 매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테마주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1,786억원을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이 이 기간 순매수한 상위 종목 중에는 인터플렉스(051370)·뉴프라이드(900100) 등이 포함됐다. 뉴프라이드는 지난 2015년 상업 대마초 판매 이슈에 주가가 최고 4,000%나 폭등한 대표적인 테마주다. 인터플렉스도 아이폰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개인들이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상화폐 시장에 투자를 늘리면 코스닥 시장의 부진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열풍이 코스닥 조정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될 때까지 코스닥 지수의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