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사드 후작의 문제작 ‘소돔에서의 120일’의 육필원고 경매를 중단시켰다. 외설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이 작품이 프랑스의 중요 국가 문화유산이라는 이유를 댔다.
18일(현지시간) 웨스트프랑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는 오는 20일부터 파리에서 열리는 경매에 출품된 마르키 드 사드(1740∼1814)의 ‘소돔에서의 120일’ 육필원고에 대해 경매중단을 명령했다.
이 육필원고는 사드가 1785년 파리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 중일 때 두루마리 양피지에 직접 쓴 미완성 육필원고다.
사드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4명의 권력자가 젊은 남녀 수십 명을 이끌고 120일 동안 벌이는 온갖 변태적인 향락의 기록물로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묘사로 점철된 사드의 최대 문제작이다.
육필원고는 사드가 바스티유의 감방에 숨겨놓았는데 프랑스 혁명 당시 분실됐다가 10여 년 뒤 발견된 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이 원고는 2년 전 다단계 투자 사기로 파산한 기업 아리스토필의 소장품으로 경매에 나왔다.
프랑스 정부는 두 원고를 국고로 국제 시세대로 사들일 방침이다.
경매사인 클로드 아귀트에 따르면 ‘소돔에서의 120일’은 최대 600만 유로(77억원 상당)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