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대학생 학자금에 관한 의미 있는 세미나가 열렸다. 젊은이들은 학자금을 대출받아 학업을 마치고 졸업 후 원리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가 많고 구하더라도 월소득 150만원 정도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아 학창시절 대출받은 학자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통계청의 지난 2015년 임금근로 일자리별 소득분포 분석보고서를 보면 15~29세 청년의 임금은 월평균 215만원 수준인데 이 경우 학자금대출 의무상환 대상자는 월 25만4,500원씩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월소득의 10%가 넘는 금액이다. 현재 한국장학재단이 시행하고 있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을 이용한 젊은이들은 32만명이 넘고 총대출금액은 약 9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대학 교육은 선택이고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신용대출 상품이 학자금 지원이라는 정책으로 포장되고 있다.
문제는 졸업 후 일자리다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사회 출발과 동시에 채무불이행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청년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많은 고민과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학자금을 수령하는 대가로 향후 일정 기간에 걸쳐 미래소득 중 일정 비율을 계약 상대방인 투자자 (정부·지방자치단체·학교·재단 등)에 지불하기로 합의하는 소득나눔 학자금제도이다.
우리나라보다 학자금대출 문제가 더 심각한 미국에서 전통적인 학자금 지원이 아닌 소득나눔 학자금제도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몇 개 대학에서 성공적으로 도입된 후 연방법 차원으로 법 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논의가 가능한 것은 미국은 학자금 지원을 국가의 미래인 청년들을 위한 투자로 보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소득나눔 학자금제도가 우리나라의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과 다른 점은 계약기간에 상환한 금액이 지원받은 금액보다 적더라도 추가 상환이 없고 계약기간 동안 이자 납부 등의 의무도 없다. 반면 소득이 많은 경우에는 자신이 지원받은 금액보다 많은 금액이 상환될 수 있는데 이는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도 학자금 지원을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꿔나가는 정책의 전환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합의가 이번 세미나를 시발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