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2017년 증시결산·2018년 전망] 참여주체 늘었지만 공모주시장 '속빈 강정'

최소자본 규제완화에 경쟁률 껑충

공모가 대비 시초가는 갈수록 하락

내년 대어 호텔롯데 등 상장 추진

올해 주식시장은 호황 속에 공모주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모주 시장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전문사모운용사의 증가로 수요 압력이 커지면서 과거에 비해 공모가가 다시 거품이 끼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61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6개)과 코스닥(55개)에 상장했다. 지난해(69개), 2015년(73개)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개년 평균 상장 기업 숫자 37개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달라진 것은 기업 숫자뿐만이 아니다. 공모주 시장에 새로 진입한 기관 숫자가 늘어나며 공모시장 경쟁률과 공모가격이 소폭 증가했다. 특히 공모주 시장에서 수요 측면에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크게 늘었다. 2015년 금융위원회가 전문사모운용사 최소자본금을 20억원으로 내린 후 공모시장 경쟁률과 공모가가 다소 높아졌다.

최소자본금 규제가 완화되기 직전인 2014년 공모시장 참여 기관 수는 367개였으나 규제 완화 이후 2016년 500개로 급증했다. 올해는 11월 말까지 507개를 기록하며 2014년 대비 40% 가깝게 늘었다. 수요예측 경쟁률도 2015년과 2016년 280대1 수준에서 올해 355대1로 빠르게 증가했다.


공모주 시장 수요가 늘어나며 공모가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1% 청약 수수료 제도가 정착되면서 주관사들의 무리한 공모가 높이기 정책도 공모가 거품론에 일조했다. 공모가 대비 장내 거래 첫 가격(시초가)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기관이 장외에서 평가한 가격이 시장의 첫 평가 가격보다 더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5년 규제 완화 전 2014년 신규 상장기업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40.4% 상승한 채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상승 폭은 줄어들어 올해 11월 기준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은 28%에 그치며 시장 참여자들은 공모가가 과거보다 다소 비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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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공모주 시장에서는 호텔롯데와 현대오일뱅크가 최대 상장 대어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게임(넷마블게임즈(251270))·바이오(티슈진)·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드래곤(253450))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 대형주가 증시에 입성했지만 내년에는 호텔과 정유 산업이 공모시장을 주도한다.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는 롯데그룹은 내년 호텔롯데 상장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상 호텔롯데 상장은 필수적이라 최대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기업공개 추진 당시 11조~15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오일뱅크도 26일 공시를 통해 내년 기업공개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를 내년 하반기 목표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화학·정유 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말 기준 기업가치는 5~6조원 안팎,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8조원으로 평가된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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