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일손부족' 일본, 80세정년 기업 등장…89세 현역 사원도

사원 270명 중 76명이 65세 이상인 기업도

인력난 해소 외 지역 활성화·의료비 억제 등 부수효과 톡톡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일손부족이 심각한 일본에 정년을 80세로 늘린 기업이 등장했다. 고령자 활용이 일손부족 해소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적극 채용하는 기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NHK에 따르면 삿포로(札晃)시에 있는 ‘히가시삿포로닛쓰유소(東札晃日通輸送)“는 지난 10월 80세 정년제도를 도입했다. 65세에 일단 퇴직하지만, 본인이 희망할 경우 전원 재고용한다. 운전사가 아니라 영업, 총무 등의 업무를 80세까지 맡도록 했다.


정년을 이 정도까지 높인 기업은 아직 드물지만, 시니어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은 일본 전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시즈오카(靜岡) 현 이와타(磐田) 시에 있는 파이프 가공업체 ’고겐공업‘은 사원 270명 중 30% 가까운 76명이 65세 이상이다. 이 회사가 65세 이상의 시니어 세대를 채용하기 시작한 건 버블 경기가 한창이던 30여 년 전이다. 당시 호경기로 일손이 달리자 신문에 ”건강한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집한다“는 삽지 광고를 내보낸 게 시작이다. 이후 종업원이 60세가 넘더라도 본인이 희망하면 계속 일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 최고령 사원은 89세다. 올해 4월에는 72세의 남성을 새로 채용했다. 이 남성은 근무하던 회사에서 퇴직이 확정되자 ”더 일하고 싶어“ 일자리를 찾았으나 연령이 장애가 돼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후생노동성이 운영하는 취직지원·고용촉진 사이트 ’할로워크‘(hellowork)에서 시니어 활용에 적극적인 고겐공업을 소개받아 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지금 출하 전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를 최종적으로 체크하는 일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시니어의 60%가 더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상근직으로 일하는 시니어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시니어 인력 활용은 심각한 일손부족과 시니어 세대의 이런 근로의욕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시니어 인재를 구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히고 채용에 나서 성공한 기업도 있다.

도쿄(東京) 시나가와(品川)에 있는 유럽 자동차 부품판매회사 ’비올리‘는 해외로부터의 부품 조달, 특히 일본 국내에서는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이탈리아산 차 부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기업에서 해외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 인재를 널리 모집한 끝에 이탈리아 항공회사에서 38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68세 남성을 임원으로 채용했다. 이 남성은 로마에서 근무한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현지기업과의 협상을 맡아 이탈리아에서 직접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NHK는 ’100세 시대‘로 일컬어지는 요즘 시니어 세대가 사회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은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일손부족 해소는 물론 건강한 시니어가 증가할수록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의료비가 억제되는 등 여러 가지 부차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

손샛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