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권 시장은 투자자들의 예상과 달리 낮은 변동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새해에는 긴장의 끈을 다시 좨야 한다. 밸류에이션 부담 및 통화정책 전환과 같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따른 위험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수십조달러에 달하는 유동성 회수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Fed의 의도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식·하이일드채권 등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상승하는 반면 미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미 장기 국채 일드는 하락했으며 장단기 금리 차이를 보여주는 수익률 곡선 역시 평탄해졌다.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일반적으로 경기 위축의 신호로 간주된다. 하지만 기준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과거 경기침체 시기의 수익률 곡선과 비교하면 현재 더 가파른 형태를 띠고 있어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를 경기침체의 전조로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리위험과 신용위험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미국이 내년에도 여러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금리위험은 남아 있다. 여기에 미국의 세제개혁안이 법률로 발효되고 성장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촉발시킨다면 연준은 더욱 공격적으로 긴축적 금융환경을 조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확실히 신용 시장에 대한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의 가격과 조건을 고려한다면 많은 신용 위험을 짊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 또한 있다.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현재 채권시장에서는 신용 바벨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용 바벨 전략이란 국채 및 금리 민감 자산과 성장 민감 신용 자산을 신용 바벨이라는 단일 전략으로 결합해 포트폴리오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각기 다른 유형 자산의 수익률은 서로 음의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바벨 한쪽에서의 강세가 다른 쪽의 약세보다 커 전체적인 투자위험을 상쇄시켜줄 수 있다. 만약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돼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보다 가파르게 상승한다면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시장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바벨 전략은 안정성과 분산효과·수익성을 제공할 것이다.
내년 투자 비결은 간단하다. 시장 환경과 밸류에이션이 변화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금리위험과 신용위험에 적절히 노출하는 것이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 그 어느 때보다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요구된다.